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홍콩의 국가보안법이 발효된 가운데 홍콩 경찰이 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시위대를 다수 체포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시작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될지 주목됩니다. 호주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선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에서 또다시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7월 1일은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이양된 지 23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이날 홍콩 시내 곳곳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홍콩 독립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는데요. 발효됐습니까?
기자) 네. 30일 밤 11시를 기해 발효됐습니다. 홍콩국가보안법이 본격 시행된 첫날인 1일, 시위자 300여 명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홍콩 경찰은 이들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부터 불법 집회, 공무집행 방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주권 반환 기념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했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은 1997년 이래 해마다 주권 반환을 기념하는 행사와 집회를 가져왔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이유를 들어 집회를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여러 사람이 다양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했는데요.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현재까지 홍콩 경찰이 발표한 사람은 7명입니다. 최초의 체포자는 ‘홍콩 독립’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던 한 남성이었는데요. 홍콩 경찰은 자체 트위터에 이 남성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된 첫 번째 사례라며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사진과 함께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체포는 계속될 것이라며 법을 위반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홍콩국가보안법의 주요 내용이 뭐죠?
기자)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을 금지, 처벌하고, 이를 지도 ∙ 감독하는 ‘국가안보처’를 신설해 홍콩에 상주하게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향해 홍콩의 독립을 꾀하며 구호를 외치거나 깃발을 소지하면 홍콩 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국가보안법이 적용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홍콩국가보안법 전문을 공개했는데요.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최저 10년, 최고 종신형, 그 밖에 단순 가담이나 지원 등 동조 행위에 대해서도 최소 3년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에 대한 재판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홍콩 행정수반이 보안 사안을 재판하는 재판관을 임명해 재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과 새로 제정된 보안법이 충돌할 경우, 보안법이 우선하고요. 또 주요 보안 사안은 신설되는 국가안보처가 수사권을 갖게 돼 홍콩 당국의 행동 범위는 매우 좁혀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홍콩국가보안법이 홍콩 주민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홍콩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외국인도 적용대상이 됩니다. 홍콩 영주권자나, 홍콩에 등록된 기업이 홍콩 이외의 지역에서 홍콩보안법을 위반하는 경우에도 이 법이 적용됩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 당국이 이 법을 소급 적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법 시행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만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만일 중국 당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소급 적용하면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 홍콩의 주요 민주화 운동가들이 대거 체포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데모시스토당을 비롯해 홍콩의 여러 정당이 해산했다고요?
기자) 네. 데모시스토당은 지난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비서장이 30일 당에서 탈퇴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전격 해산했습니다. 이 밖에 ‘홍콩민족전선’, ‘홍콩독립연맹’ 등 민주단체들도 잇따라 본부 해체를 발표하고 모든 조직원이 해산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이제 홍콩의 미래와 자유는 없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홍콩국가보안법에 대응해 강력한 조처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상무부는 중국 전인대가 홍콩국가보안법안을 표결하기 하루 전인 29일, 중국에 대한 미국산 군수품 수출 중단과 이중기술 이전 등을 제한하는 등 홍콩에 대한 혜택을 중단했는데요. 지금 미국 의회에서는 홍콩 주민들에게 난민 자격을 주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10여 명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홍콩피난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국제 사회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과 일본, 호주 등 서방 27개국이 연대해 홍콩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 27개국에 참여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고요. 과거 홍콩을 식민 지배했던 영국에서도 1일, 홍콩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또 타이완은 1일 홍콩 시민의 이주를 지원하는 사무소를 설치했습니다.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앞서 홍콩의 국가보안법은 ‘일국양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에서 국민투표가 실시됐죠?
기자) 네. 러시아에서 1일, 헌법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졌습니다. 이번 국민투표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년 이상 장기 집권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지표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지 언론들이 투표 결과를 보도하고 있더군요?
기자) 네. 초기 개표 결과 압도적으로 찬성표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보도로는 10% 정도 개표했는데, 찬성표가 약 70%가 나왔다고 합니다. 러시아 대통령실도 70% 정도 지지를 기대했는데, 지금까지는 정부 측이 기대한 대로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진행자) 이번 개헌안의 주요 내용이 뭐죠?
기자) 이번 개헌안의 핵심 내용은 개헌 이전의 대통령 수행 횟수를 ‘0’으로 간주하는 겁니다. 만일 이 개헌안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이전의 대통령직 수행 횟수가 전면 백지화되고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현재 푸틴 대통령의 임기가 언제까지죠?
기자) 오는 2024년까지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처음 대통령직에 오른 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번 수행했는데요. 2008년, 연임 금지 조항에 걸려 다시 대통령직에 나설 수 없게 되자 총리직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2012년 대선에 도전해 승리했고요. 2018년 또다시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개헌안이 통과되고 푸틴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성공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영구 집권을 하는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2번 더 대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만일 2024년 대선에 승리해 집권하고, 2030년 대선에서도 승리하면 푸틴 대통령은 2036년까지 권좌에 앉는 건데요. 1952년생인 푸틴 대통령은 2036년이면 84세가 됩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국민투표, 연기된 거라고요?
기자) 네. 당초 러시아는 지난 4월에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3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모스크바시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푸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투표 연기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코로나 상황, 지금도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미국, 브라질에 이어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1일 현재, 러시아의 확진자 수는 약 65만3천 명, 사망자는 9천500여 명인데요. 러시아 선거 당국은 시간당 투표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시간별로 소독을 하며 감염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고요.
기자) 네. 자동차, 아파트까지 얻을 수 있는 경품 추첨 등으로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원래 러시아인들의 투표 참여율은 높은 편인데요. 이 때문에 투표율과 지지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호주가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일 밝힌 내용입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앞으로 10년간 국방비를 40%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40%를 증액하면 국방비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약 1조8천600억 달러 수준입니다. 이 액수는 호주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2%가량 됩니다.
진행자) 호주가 국방비를 40%나 늘리겠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간단하게 설명하면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랍니다. 모리슨 총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등이 고조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이를 악화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제 안보 질서가 불안정해지고 역내에서 전례 없는 군 현대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모리슨 총리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모리슨 총리 발언은 중국의 위협을 염두에 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위협이라고 직접 지적하지는 않았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다만, 중국 탓에 긴장이 고조되는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를 언급했습니다. 호주는 이 지역이 주도권 싸움이나 강제에서 자유롭기를 원하고, 이곳에서 크든 작든 모든 나라가 자유롭게 접촉하고 이 지역이 국제법과 규범에 의해 인도되는 곳이 되기를 원한다고 모리슨 총리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도 접경 지역, 그리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주변 나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그간 안보 부분에서 누려온 환경이 사라졌고, 역내에서 분쟁이나 오판 위험이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호주는 국방력을 확충해 전쟁을 예방하고 민주적 가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호주가 앞으로 국방력을 어떻게 강화할 계획입니까?
기자) 네. 군사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는데, 이를 위해 무기와 군 장비를 확충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8억 달러를 들여, 미국으로부터 사정거리가 370km에 달하는 장거리 대함미사일 200기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대함 미사일이라면 적 함정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는 증액한 국방비로 해상이나 공중, 그리고 육상에서 쏠 수 있는 대함미사일을 미국에서 도입할 예정입니다. 호주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많은 나라가 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미사일 방어 체제로는 요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또 미사일 외에 사이버전에도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최근엔 중국이 호주를 해킹했다고 해서 두 나라 사이에 마찰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호주는 중국이 전방위에 걸쳐 호주 전산망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