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주요 기업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했거나 관리하는 기업으로 지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서 감축하는 미군 병력의 일부를 폴란드로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상 배치 이지스 방어 체계 구축을 취소한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주요 기업을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지정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사와 보안영상 카메라 제조 업체인 ‘하이크비전’ ‘중국철도건설회사’ 등 20개 기업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했거나 관리하고 있는 기업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이들 기업 명단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왜 국방부가 이런 명단을 작성한 거죠?
기자) 네. 1999년에 제정된 법에 따라 국방부가 의무적으로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회사 목록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기술 ∙ 무역 ∙ 외교 등 전방위적으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로부터 명단을 제출하라는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양당 중진의원들이 국방장관에게 직접 서한을 보냈죠?
기자) 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와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이 지난해 9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는데요. 중국이 신흥 민간기술을 군사용으로 활용하려고 중국 기업들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명단을 갱신해 공개할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성이 있는 기업으로 지정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국방부 명단에 들어갔다고 해서 당장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어떠한 기업이라도 해당 법에 근거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이를 토대로 새로운 금융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
기자) 백악관은 명단에 오른 기업들에 대한 제재 여부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이 명단이 미국 정부와 기업, 투자자들, 연구소에 “유용한 도구(a useful tool)”로 보여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사 등 몇몇 회사는 이미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사의 통신장비를 이용해 미국 정부와 기업을 도청하는 등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외 계열사 수십 곳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려놓고, 반드시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규제를 하고 있고요. 또 지난달에는 신장 지역 위구르 소수민족 박해에 관련된 기업도 제재 명단에 올리는 등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에도 화웨이사 장비 사용을 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현재 유럽에서는 화웨이사의 통신장비를 기반으로 5세대 통신망 구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나라들이 많은데요.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며 이를 사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미국 정부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25일부터 단오절 연휴 기간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미 중국대사관과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AVIC 등은 모두 관련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는데요. ‘하이크비전’ 측은 근거없는 조처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하이크비전 측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했나요?
기자) 자사는 인민해방군 기업이 아닐 뿐만 아니라, 중국군을 위한 어떠한 개발이나 연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폭이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해 주목됩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4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한 경제인 모임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를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 좀 더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중국이 지금 미국 내 친중국 선전매체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미국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려고 거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또 사이버해킹 등을 통해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이 재배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 확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정상회담 후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에 주둔중인 미군 병력의 일부가 폴란드에 재배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독일에 주둔중인 병력을 어느 정도로 줄이려는 겁니까?
기자) 현재 독일에는 약 3만4천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9천500명을 줄여 2만 5천 명만 남긴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럼 감축된 병력은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오고,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갈 것이라면서 폴란드는 유럽에 있는 다른 지역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했죠?
기자) 맞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감축 병력 중 수천 명은 괌과 하와이,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그리고 또 다른 수천 명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 배치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왜 독일에서 병력을 감축하려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해외 파병 미군 규모에 불만을 제기하며 이들을 고국으로 데려오겠다고 공언해왔는데요. 최근에는 독일이 무역과 방위 부문에서 미국을 이용해왔다며 독일 주둔 미군 병력 규모에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주요 국제 현안에서 계속 엇박자를 내왔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번 달 미국에서 열리기로 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메르켈 총리가 불참을 통보하면서 9월로 연기됐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번 감축 결정에 요인이 됐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 대사는 지난 중순, 주독 미군 감축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된 일로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독일에 대한 불만을 또 나타냈다고요?
기자) 네. 독일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잘못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사들이는 데 수십억 달러를 내고 있다면서 “당신들은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쓰지만, 우리는 당신들을 러시아로부터 지키고 있다” 며 이는 매우 좋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제 몫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NATO는 국내 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을 2%로 책정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8개 회원국을 빼고는 이를 지키지 않고 빚을 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2%도 사실은 낮은 거라면서 모든 회원국이 공정하게 분담할 때에만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폴란드는 이를 지켰다며 치켜세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지금 몇 달 만에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한 건데요. 폴란드 대통령이 첫 정상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2월 이래 백악관을 방문한 첫 외국 정상입니다. 특히 폴란드는 오는 2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요.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워싱턴을 찾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다 대통령,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폴란드 대선은 지난달 있을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한 달 미뤄졌는데요. 지난 2015년 대권을 잡은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5년 임기의 대통령 선거에 다시 출마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 관계가 매우 돈독하다고요?
기자) 네, 두 사람은 그간 5차례나 만났는데요. 이 가운데 3번은 백악관에서 이뤄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두다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이 지상 배치 이지스 체계를 포기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25일 밝힌 내용인데요. 고노 방위상은 지상형 이지스 체계 배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지스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말하죠?
기자) 네. 미국 해군이 운영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인데요. 이지스 체계는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이나 대함미사일을 함정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로 요격하는 체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이 배치를 취소한 것은 함정이 아니라 지상 배치형이군요?
기자) 미국은 해상용 이지스 체계를 육상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이지스 어쇼어’를 개발했는데요. 일본이 이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해 남서부 야마구치현과 북부 아키타현, 두 곳에 배치할 계획이었습니다. 일본은 함정용 이지스 체계는 이미 오래전에 도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해상용에 이어 지상용 이지스 체제를 도입하려고 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커지는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북한 탄도미사일로부터 일본 열도를 방어하려면 함정용 이지스 체제만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왜 취소했나요?
기자) 안전 문제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애초에 발사한 요격미사일의 추진체가 기지 밖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지 외곽 안전 때문에 그랬는데요.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이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서 아예 배치 계획을 접었습니다.
진행자) 약속한 것을 실현하기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모양이군요??
기자)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답니다. 하지만, 미사일뿐만 아니라 운영체제까지 모두 바꿔야 하고 여기에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결국 포기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포기하는 대안으로 일본이 공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대신에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노 방위상도 25일 기자회견에서 이 방안이 선택 가능한지 분명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원래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죠?
기자) 네. 이른바 ‘전수방위’ 원칙이라고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순항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는 등 ‘전수방위’ 원칙과 어긋나는 제안들이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