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생존자 면역 증거 없어”...“2020년 가장 더운 연도될 것” 

19일 중국 베이징의 역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우한에서 도착한 승객들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 완치됐다고 하더라도 면역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WHO가 경고한 소식, 또 2020년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면역력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가 우한의 한 연구소라는 의혹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항체를 가지고 있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다는 증거는 없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습니다.

WHO 전문가들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다 완치된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넉 달이 넘어가도록 지역을 이동하며 여전히 확산하고 있으며 아직 전면 종식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대응에 고전하고 있는 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완치된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갖고 면역력이 생겨서 사람 간 감염이 중단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면역이 생기고 사람 간 감염 위험이 없으면 사람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여러 나라가 대규모 항체 검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WHO는 혈액검사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이 생겼다거나 재감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회복되면서 항체를 만들고, 이는 또다시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완치된 사람들에게서 항체가 발견돼도 재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WHO는 이에 따라 항체 검사를 일반적인 증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각국 정부에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항체 유무가 면역력 유무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우한에 있는 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출지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이 이를 거듭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유안지밍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소장은 18일, 중국 국영 CGTN 방송에 나와, 이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 특별히 P4 실험실에서 나왔을 리가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P4 실험실은 최고의 보안이 필요한 위험한 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입니다.

유안지밍 소장은 연구소 직원 중 아무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나왔다는 주장은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여러 서방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중국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등 정부 지도자들은 중국 정부가 진실을 밝히고 미래의 전염병 예방을 위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신종 바이러스 진원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데버러 벅스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정관은 19일, 미국 CBS ‘페이스 더 네이션 (Face the Nat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벅스 조정관은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된 것을 알고 있다”며 “다만 우리가 모르는 것은 어떻게, 어떤 경로로 감염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벅스 조정관은 또 실험실 유출 사고였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으며 정확하게 최초의 진원지가 어디인지는 모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이뤄진다는 것이 보편적 결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 Fox 뉴스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우한 연구소가 이미 지난 2018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연구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안전 관리의 취약함을 우려하는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출지를 둘러싼 공방 속에 20일 오전 기준,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41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6만5천 명이 넘습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각국 정부의 봉쇄령이 장기화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브라질, 인도, 이라크, 레바논, 튀니지 등 세계 곳곳에서 주말 동안 경제 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땀을 닦고 있는 남성.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2020년이 기온 측정이 시작된 이래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전망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올해가 관측 사상 기온이 가장 높은 해가 될 가능성이 75%라고 전망했습니다.

NOAA는 최근 기자들과 가진 전화 회견에서 이런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지구 기온 관측은 지난 1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든 해는 엘니뇨가 위력을 떨쳤던 지난 2016년이었습니다.

엘니뇨는 남미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페루 해류 속에 몇 년에 한 번 이상 난류가 흘러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엘니뇨는 에콰도르에서 칠레에 이르는 지역 농업과 어업에 피해를 주고, 태평양 적도 지방과 때로는 아시아나 북미에도 광범위한 기상 이상 현상을 일으킵니다.

NOAA 전국 환경정보센터의 데릭 아렌트 박사는 올해는 엘니뇨도 없는 상태에서 이상고온 현상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올해 2월과 3월이 엘니뇨가 없는 상태에서 가장 더운 기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구에서 계속해서 나타나는 기온 상승 현상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 탓이라고 아렌트 박사는 밝혔습니다.

NOAA 측은 올해 기온이 최고치를 기록하지 못하더라도 올해가 뜨거운 해로 5번째 안에 들어갈 확률이 99.9%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올해는 이런 고온 현상을 광범위한 지역에서 볼 수 있다면서, 반대로 3월까지 낮은 기온 기록이 나온 곳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NOAA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은 지난 2016년 3월에 이어 3월 가운데 평균 기온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3월 가운데 상위 10번은 모두 1990년 이후에 나왔습니다.

또 올해 3월은 423번 연속으로 기온이 20세기 평균 기온을 상회한 달이었습니다. 3월 세계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 기온인 12.7°C보다 1.16°C 높았습니다.

NOAA는 전화 회견에서 올해 여름 말까지 엘니뇨나 라니냐가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부 태평양에서 해면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그린란드를 덮은 대륙빙하가 빙하 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가장 많이 녹아내려 지구 해수면이 1.5㎜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빙하 관측은 지난 1948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유럽지구과학연맹 학술지 '크리오스피어(The Cryosphere)'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녹아 물 6천 억t이 대양으로 유입됐습니다.

그린란드 빙하가 이렇게 기록적인 수준으로 녹은 것은 지구온난화뿐만 아니라 기후변화가 가져온 대기 순환 체계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 지대입니다.

보고서는 지난 수십 년간 그린란드 빙하가 세계 해수면 상승에서 20%에서 25% 비율을 차지했지만, 탄소 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면, 이 비율이 2100년까지 약 4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수천 년 동안 형성된 빙하를 인간이 지난 수십 년 동안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