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국방장관이 군 당국 간 최고위급 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양국 안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를 확인한 가운데, 방위비분담금 협상,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등을 핵심의제로 다뤘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서욱 한국 국방장관이 14일 미 국방부 청사에서 미한안보협의회를 개최해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 등을 주제로 논의한 뒤 총 20개 항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SCM 공동성명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위한 공조 재확인”
“북한에 판문점선언, 싱가포르회담 합의 공약 준수 촉구”
미 국방부가 공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두 장관은 최근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을 점검하고 북한의 군사활동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북한이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 등 관련 합의 사항과 조치들에 명시된 공약들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두 장관은 유엔사의 정전협의 준수와 집행 역할도 재확인한 가운데, 에스퍼 장관은 유엔사가 한반도에서의 정전협정을 이행하고 신뢰 구축 조치를 실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시작전권 전환 계획 조율…조건부 따른 전환 재확인”
에스퍼 장관은 상호방위조약에 명시된 한국의 연합방위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는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두 장관은 동맹의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연합 훈련의 지속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도 연합지휘소훈련을 포함해 조정된 방식으로 연합훈련을 실시해 준비태세를 강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훈련 여건이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필수적임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의 훈련을 위한 한국측의 시설과 장소가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진전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특히 두 장관은 전시작전권이 미래 연합사로 전환되기 전에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해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에스퍼 장관 “방위비분담금 협정 공백, 준비태세에 악영향”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교착과 관련해,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이 조속히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협정 공백이 동맹의 준비태세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장관은 협정 공백이 동맹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공평하고 공정하며, 상호 동의가능한 수준에서 조속히 타결돼야 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이밖에 두 장관은 용산기지 반환을 포함한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부지 반환의 신속한 추진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미한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에 따른 적절한 시점의 기지 반환을 위해 환경 여건 등 제반사항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측은 현 시점에서 17개 부지가 한국 정부로 반환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향후 미한 SOFA 공동위원회의 정해진 절차 속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에스퍼 장관 “방위비 분담금 공정해야…전작권 모든 조건 충족해야”
지난해 ‘주한미군 규모 현상유지’ 항목, 올해는 빠져
에스퍼 장관은 앞서 이날 미한안보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납세자들에게 불평등하게 부과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모든 조건을 다 추진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게 해나가는 과정은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은 대서양 조약기구나 다른 동맹들에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게도 집단안보를 위해 더 많이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와 더불어 미한일 삼각협력 추진 공약을 포함해 역내 안보 환경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미한안보협의회 공동성명문에 포함됐던 주한미군 병력의 현 수준 유지 문구가 올해 성명문에서는 빠졌습니다.
▶ 제 51차 미한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서 (지난해) 바로가기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주한미군의 감축을 시사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