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톰 배럭 주니어 씨가 외국 정부를 위해 불법 로비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장을 지낸 인물인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둘러싼 대학과 학생들 간 이견에 연방법원이 대학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어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우주 관광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이 체포됐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톰 배럭 주니어 씨가 2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법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불법 로비’ 관련 일곱 건이 주요 혐의로 적용됐는데요. 이밖에 ‘사법 방해’와 함께 ‘허위 진술’ 혐의 여러 건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로비(lobby)’라는 게 뭔가요?
기자) 특정 집단을 위한 방향으로 정부 정책을 세우거나 수행하도록, 정치권 등과 교섭하는 행위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활동이 합법이어서, 다양한 ‘로비스트’들이 움직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당국에 등록을 한 뒤 관련 활동을 해야 합니다. 배럭 씨의 경우,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고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했다고 사법 당국이 파악한 겁니다.
진행자)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배럭 씨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UAE(아랍에미리트)의 이익을 증진하는 활동을 하면서, 정보를 제공했다”고 대배심 기소장에 명시됐습니다. 이날(20일) 뉴욕 연방법원이 공개한 내용인데요. “UAE 고위 당국자의 지시에 따라” 이런 활동을 했다고 대배심은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진행한 사실을 “(미국) 법무장관에게 통보하지 않았다”고 적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활동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사법당국은 보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배럭 씨가 UAE를 위해 활동한 기간은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시점부터 재임 시점까지인데요.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친분과 접근성을 활용해 반복적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뉴욕 동부 연방 지검 측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배럭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고 자문역”을 맡았다고 NBC뉴스는 전했습니다. 배럭 씨는 샌디에이고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법률가이자, 부동산 투자 사업가인데요. 대형 투자업체 ‘콜로니 캐피털(Colony Capital LLC)’을 지난 1990년 창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 유명 호텔과 리조트(휴양시설) 들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배럭 씨는 법률 지식과 부동산에 관한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공직 생활도 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내무부 부차관을 지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뭔가요?
기자) 두 사람이 친분을 쌓은 것은 1980년대부터로 알려졌는데요. 역시 부동산 관련 사업가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밀접하게 교류했던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에도 배럭 씨가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후 배럭 씨는 2016년 대선에서 선임 고문 역할을 맡았습니다. 후원금 모집을 주도하면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트럼프 당시 후보를 홍보하는 활동도 했는데요. 대선 승리 이후, 2017년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장 직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가까운 위치를 기반으로, UAE 정부를 위해 불법 활동을 했다는 게 기소 요지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6개월, 1년 이내에 미국 정부가 진행하기를 바라는 조치의 ‘희망 목록’을 내달라고 UAE 측에 말한 것으로도 조사됐는데요. 배럭 씨가 이끌었던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가 각종 이권 로비의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배럭 씨가 운영하는 ‘콜로니 캐피털’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의 투자를 상당액 유치했는데요. 하지만 취임준비위가 불법 로비에 연루됐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배럭 씨 외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최근 잇따라 사법처리 되고 있다고 하셨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앨런 와이셀버그 씨가 이달 초 공식 기소됐는데요. 세금 탈루 혐의를 받았습니다. 와이셀버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의 ‘돈 관리’를 오랫동안 맡아온 사람인데요.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둘러싸고 대학과 학생들 간 논쟁이 주목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등교하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제하는 대학 측과, 자율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이 맞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소송이 여러 건 진행됐는데요. 최근 연방 법원이 대학 측 손을 들어준 첫 판례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연방 법원에서 나온 첫 판례부터 살펴보죠.
기자) 인디애나대학교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이 문제였습니다. 오는 가을 새 학기 시작에 앞서, 모든 학생과 교수진, 교직원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도록 요구했는데요.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은 수강 신청이 취소되고, 교내 활동도 금지된다고 지난 3월 발표했습니다. 의학적 사유가 있거나 종교적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에만 예외로 인정한다고 대학 측은 밝혔는데요. 이에 반대하는 학생 8명이 해당 조치 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겁니다.
진행자) 일부 학생들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백신을 맞을지 여부는 개개인의 자율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겁니다. “접종 의무화 조치는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주법의 관련 규정에도 위배된다”고 소장에 적었는데요. 미국에서 공급하는 코로나 백신은 아직 “FDA(식품의약국)에서 긴급 사용 승인만 받은 상태”라서, 안전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백신을 맞는 문제는 “일반적인 예방 접종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학생들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원이 학교 측 손을 들어준 근거는 뭡니까?
기자) 접종 의무화 시행을 막을 만한 긴급성을 학생들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인디애나 북부 연방 지법이 19일 판시했습니다. 데이먼 릭티 연방 판사는 100쪽에 달하는 의견문에서 “아직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의료 행위에 학생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전제했는데요. 하지만 “대학 측은 학생과 교직원들의 공중 보건상 이익을 위해 합당한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백신 의무화에 따른 공공 이익이 크다고 법원이 판단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 때문에 “학생들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겪을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릭티 판사는 밝혔는데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학생은 다른 학교에서 수강하거나, 학점 신청 일정을 미루도록 예외 신청 규정을 어렵게 만들어뒀지만, 이게 강제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법원 결정에 대해, 대학 측과 학생들의 반응은 각각 어떻습니까?
기자) 대학 측은 환영했습니다. “올가을 학기에 학생 전원이 안전하게 교정으로 돌아오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는 성명을 인디애나대학교가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학생 측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즉각 항소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소송 대리인인 제임스 보프 변호사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슷한 소송이 여러 건 진행 중이라고 하셨죠?
기자) 네. 미국 내 400여 개 대학이 가을 학기를 앞두고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를 결정한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집계했는데요. 일부 학생들이 불복 소송을 내거나,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디애나 연방 법원 결정이 비슷한 소송에 영향을 줄 것으로 주요 언론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로 유명한 제프 베조스 씨가 우주여행을 다녀왔군요?
기자) 네. 베조스 아마존 전 최고경영자(CEO)가 20일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습니다. 베조스 전 CEO는 다른 참가자 3명과 함께 이날 오전 미 텍사스주 사막지대인 ‘반혼’ 인근에 있는 블루오리진 우주 발사대에서 ‘뉴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로 떠났는데요. 이날은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진행자) 뉴셰퍼드가 얼마나 멀리 또 얼마나 오랫동안 우주에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베조스 씨와 탑승객을 태운 캡슐은 성층권을 지나 고도 106km까지 올라갔습니다. 탑승객들은 로켓에선 분리된 캡슐에서 약 3~4분간 무중력 체험을 했고요. 이후 캡슐의 낙하산이 펼쳐지면서 지상으로 안전하게 착륙했는데요. 총 비행시간은 약 11분이었습니다. 지구에 도착한 베조스 씨는 “최고의 날”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한 억만장자가 베조스 씨가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약 열흘 전인 지난 11일,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 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브랜슨 회장과 5명의 승객을 태운 ‘버진갤럭틱’의 로켓은 고도 85km에 도달했는데요. 이번에 베조스 씨 일행이 더 높이 올라간 겁니다. 또 브랜슨 회장이 탔던 로켓 ‘유니티’는 조종사 2명이 탑승했었는데요. 하지만 ‘뉴셰퍼드’는 조종사 없이 완전 자동으로 제어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베조스 씨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났던 사람들도 화제가 되고 있더군요?
기자) 네, 뉴셰퍼드의 탑승객은 베조스 씨 외에 베조스 씨의 동생인 마크 베조스 씨와 82살의 여성 매리 월리 펑크 씨, 18살 네덜란드 청년인 올리버 데이먼 군 이렇게 4명이었는데요. 이번 비행의 성공으로 세계 최고 부자, 최고령, 최연소 우주인이 동시에 탄생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보죠.
기자) 우선, 82세 할머니인 펑크 씨는 60년 만에 우주 비행의 꿈을 이룬 여성입니다.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 경쟁에 돌입했던 지난 1961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우주 비행을 계획하면서 여성도 훈련에 포함했고요. 이름하며 ‘머큐리 프로젝트’ 시험에 통과한 여성 13명 가운데 한 명이 바로 펑크 씨였습니다. 머큐리 여성 13인은 남성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았지만, 결국 여성이란 이유로 비행이 거부됐는데요. 베조스 씨는 펑크 씨를 ‘명예 승객(honored guest)’으로 초청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최연소 우주인, 데이먼 군은 어떻게 탑승하게 된 겁니까?
기자) 데이먼 군은 원래 이번 비행에 탑승자가 아니었습니다. 앞서 블루 오리진은 한 좌석을 경매로 판매했고요. 낙찰가가 무려 2천 8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낙찰자가 개인 일정 때문에 이번 비행에 동행하지 못하게 됐고요. 따라서 낙찰자 다음 가격을 써내 두 번째 우주여행에 동참할 예정이었던 데이먼 군의 아버지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간 겁니다. 데이먼 군의 아버지는 네덜란드 투자은행의 CEO인 조스 데이먼 씨로, 아들에게 우주여행을 선물했는데요. 데이먼 씨가 얼마나 지불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데이먼 군은 올가을에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에 진학해 물리학을 공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뉴셰퍼드의 민간 우주여행이 한 번으로 끝나는 건 아닌가 보군요?
기자) 네. 블루오리진 측은 뉴셰퍼드를 이용한 민간 우주여행을 올해 안에 두 차례 더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조스 전 CEO는 지난 2000년, 민간 우주탐사 기업인 블루오리진을 설립해 민간 우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번 여행을 앞두고 뉴셰퍼드 로켓 시험 비행에 15차례 성공했고요. 이번에 사용된 로켓과 유인 캡슐, 추진체인 부스터 모두 재활용했습니다.
진행자) 억만장자들이 우주여행에 성공하면서 민간 우주 관광 사업도 본격 경쟁에 들어가게 되겠군요?
기자) 네. 하지만 베조스 전 CEO는 브랜슨 회장과의 경쟁이 목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우주여행을 앞둔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주 사업은 경쟁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도록 우주로 가는 길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앞서 베조스 씨는 미래에 거대한 ‘우주 식민지’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