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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제종교자유위, 북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재지정 권고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1일 발표한 ‘2024 연례보고서’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1일 발표한 ‘2024 연례보고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북한의 종교 자유 상황이 여전히 세계 최악이라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1일 발표한 ‘2024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종교자유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다시 권고했습니다.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은 정부가 국민의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박해하는 것을 용인하는 국가를 말하는 것으로,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지난 2001년부터 북한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도록 권고해 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종교 자유를 조직적으로 탄압하거나 위반하는 국가들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관련법에 따라 통상 등의 분야에서 제재를 받게 됩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중국, 쿠바, 에리트레아, 인도, 이란, 니카라과,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베트남 등 총 17개 나라를 특별우려국 지정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2023년 북한 내 종교 자유 상황이 전 세계 최악 중 하나로 남아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2023년 한국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정부는 기독교인을 ‘반혁명 분자’와 ‘반역자’로 간주해 제거해야 할 정치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3년 4월 평안남도 통암 마을에서 기독교인 5명이 종교활동을 이유로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성경의 출처를 밝히길 거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점술 등 무속신앙을 행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박해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불교, 천주교, 천도교 등의 종교 자유 상황에 대한 정보가 극도로 제한돼 있으며, 정부가 통제하는 종교 단체를 통해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과 같은 환상을 외부에 심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주민의 성분을 분류하고 있다며, 종교인은 적대계층으로 분류돼 심지어 처형을 당해도 마땅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 정부가 대북 정책과 북한과의 양자 협상에서 안보와 인권을 ‘보완적 목표’로서 통합할 것을 권고했으며, 북한에 ‘표적 제재’와 ‘폭넓은 제재’를 부과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종교 자유와 관련된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특정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등에서 탈북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라는 권고가 올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에이브러햄 쿠퍼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의장이 1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쿠퍼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의장이 1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쿠퍼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의장은 1일 VOA와 화상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에 있어 안보와 인권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퍼 의장] “Most importantly, indicate to the North Korean regime that whatever it is that they ultimately want or temporarily want from the U.S., from the bilateral actors, from South Korea, it always needs to be linked to religious freedom and human rights.”

쿠퍼 의장은 “북한 정권이 미국이나 한국 등 양자협상 상대로부터 일시적으로 혹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든지 그것이 항상 종교의 자유와 인권과 연계돼 있다는 것을 북한에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쿠퍼 의장은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고 희망하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와 북한에 대해 안보와 인권이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 기독교 선교사들과 관련해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국제사회에 계속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퍼 의장] “I think before we talk about what governments should do, I think groups like USCIRF, the churches in South Korea and their affiliates around the world, keep a human face on this issue. Show us what these missionaries, what do they look like? What are the families look like? We need to continually put a human face on such individuals.”

쿠퍼 의장은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국제종교자유위원회, 한국과 전 세계의 교회들이 이 문제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억류된 선교사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이들의 가족은 누구인지 등 그들의 사연을 알려주면 언론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각국 정부의 더 나은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쿠퍼 의장은 그러면서 “최악의 일은 정부가 북한과의 양자 논의에서 그들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며, 단체들이 국민들에게 억류된 이들의 사연을 알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5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 당국에 체포돼 억류 중인 한국 국민 김국기(왼쪽)씨와 최춘길 씨에 관한 TV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 당국에 체포돼 억류 중인 한국 국민 김국기(왼쪽)씨와 최춘길 씨에 관한 TV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쉼터와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했던 김정욱 선교사가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밀입북했다가 북한에 억류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또한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가 2014년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이들의 소재나 생사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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