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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선 후보 진영, 북한인권법 공방


9일 국방안보포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운데). (자료사진)
9일 국방안보포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운데). (자료사진)
한국의 대통령 후보 진영들 사이에서 북한인권법 제정문제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발의한 법안을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치 공세 수단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8일 통일외교분야 공약을 발표하면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안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의 법안이 실질적인 인권 개선 효과가 떨어지고 정치 공세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반대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안 후보가 북한인권법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꿨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 의원은 9일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안 후보가 지난 3월 중국 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찾아가 인권과 사회적 약자 부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했을 때와 완전히 상반되는 실망스런 모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새누리당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의식한 원칙 없는 변신으로 깎아 내렸습니다.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북한인권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었습니다.

[녹취: 박근혜 후보] “인도주의와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고 국제사회에 이러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VOA’와의 통화에서 원칙은 변한 게 없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뜻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녹취: 김근식 경남대 교수] “북한 인권을 개선한다든지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한다는 원칙적 입장은 그대로구요,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정부차원의 종합적 계획을 수립한다 이것도 과거보다 진전된 입장이죠”

특히 유엔의 대북인권 결의안에 대해선 찬성표를 던지고 결의문안 작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공약을 한 것은 이런 원칙을 지키려는 전향적 자세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후보측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기 보다는 지난 2005년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남북관계발전법으로도 북한 인권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남북관계발전법에는 대북 인도적인 지원과 북한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정부가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해 국회에 보고하게 돼있습니다.

한편 문재인 후보측은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려면 남북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며 제재와 압박 일변도의 새누리당 법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입니다.

[녹취: 김기정 연세대 교수]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정도의 정치적 공세의 목적으로 인권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는 데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문 후보측은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찬성 여부에 대해선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19대 국회 개원 직후인 지난 6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사업의 체계적 추진,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 확보 그리고 북한 주민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한 북한인권법안을 발의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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