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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경제 개혁 2년, 자영업 40만명 급증


지난해 2월 쿠바 하바나 시의 레코드 가게. 쿠바는 2010년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경제개혁 선언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하였다.
지난해 2월 쿠바 하바나 시의 레코드 가게. 쿠바는 2010년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경제개혁 선언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하였다.
북한과 함께 지구상 마지막 공산국가인 쿠바는 2010년에 공산주의 경제의 실패를 인정하고 경제개혁에 나섰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쿠바 경제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쿠바 혁명의 상징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뒤를 이어 지난 2008년 친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정권에 오르면서 쿠바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2010년 9월, 침몰 위기에 놓인 쿠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개혁을 선언합니다.

공산주의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를 수용하면서 개혁과 개방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또 공무원 숫자를 줄이고 사기업과 자영업자를 육성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여 뒤인 지난달 13일 카스트로 의장은 국회연설에서 경제개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들이 많지만 개혁을 통해 쿠바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쿠바 경제는 올해 3.1%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당초 기대했던 3.4%의 성장률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2011년 2.7%와 비교해선 개선된 편입니다. 또 내년에는 쿠바 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쿠바 경제가 되살아난 1차 원인은 지난 수십년간 고집해온 ‘카스트로식 사회주의’체제를 과감히 포기했기때문입니다.

경제개혁 발표 당시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 시사월간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쿠바식 경제모델이 다른 나라에 전파할 만한 것이냐’는 질문에 “쿠바식 경제모델은 더 이상 우리한테도 통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했습니다.

쿠바 정부는 경제개혁의 1단계로 51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100만명으로 약 20% 줄이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쿠바에서 공무원은 전체 고용 인력의 90%이상을 차지합니다.

또 민간부문 규제를 과감히 풀어 자본주의식 영업이 가능한 사기업을 허용하는 한편 자영업자를 육성했습니다. 또 이를 통해 정부에서 해고된 공무원들을 흡수했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178개 사업 분야를 선정했고 과거 공무원들이 담당했던 회계장부 관리, 건물 도색, 벽돌 제조, 공원 관리,야채 판매 등을 민간 사업으로 돌렸습니다.

그 결과 쿠바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상인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쿠바내 자영업자 숫자는 40만 명에 달하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는 20년 전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또 엄격히 제한했던 개인의 주택과 자동차 매매를 허용했습니다.

국유지를 농민에게 빌려주는 농업개혁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자유롭게 농사를 짓는 ‘자경농민’이 17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쿠바는 이민과 해외 여행도 자유화 했습니다. 과거 쿠바를 등졌던 사람들의 모국 방문 제한을 완화하는 한편 쿠바 주민들의 해외 여행 규제도 풀렸습니다. 그 결과 관광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해외 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자 역시 4년새 6배나 늘었고 인터넷 접속은 부분적으로 제한됐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이용한 정보공유도 활발해 졌습니다.

쿠바가 시장 개방을 준비하자 이를 선점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쿠바는 니켈 매장량이 세계 3위인데다 전 국민의 70%이상이 고등교육을 마쳐 천연자원과 인적자원이 풍부해 여러 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과 함께 지구상에서 마지막 공산국가인 쿠바. 쿠바의 경제개혁이 북한에 어떤 시사점을 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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