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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채널 다시 불통...한국 "대화 열려 있어"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12일 남북당국회담 무산 대책 회의 참석차 서울 남북회담본부에 도착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12일 남북당국회담 무산 대책 회의 참석차 서울 남북회담본부에 도착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늘 (12일)로 예정됐던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됐지만 한국 정부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남북 간 판문점 직통전화는 다시 단절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두 차례에 걸쳐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한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11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끊겼다 남북회담 재개를 위해 지난 7일 가동된 판문점 연락채널이 다시 끊긴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당분간 판문점 채널을 단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회담 무산이 결정된 뒤 류길재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이어가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2일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앞으로 북한도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서는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

한국 통일부는 회담 성사를 위해 수석대표를 바꾸거나, 또 다른 형식의 회담을 북한에 제의하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북한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로 회담이 무산된 만큼, 북한이 입장을 철회할 경우 언제든지 열릴 수 있다는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담을 통해 남북간 현안을 해결하려는 정부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언제든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측 수석대표로 반드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며, 정치국 후보위원을 비롯한 누구든 권한과 책임 있는 인사가 나오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은 전하지 않은 채 6•15공동선언 행사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북측이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기념행사를 남북이 함께 한다면 대화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이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남북관계는 한동안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 모두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물밑접촉 등을 통해 대화 국면이 재개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임수호 수석연구원입니다.

[녹취: 임수호 수석연구원] “북한 입장에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회담을 견인해야 할 필요가 있고 한국은 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남북회담에서 성과 등 정리된 입장을 갖고 중국과 6자회담과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일종의 이 같은 ‘기 싸움’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 당국회담은 ‘중단’됐다기 보다는 ‘잠정 보류상태’라고 보여집니다.”

한편 회담 개최로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기대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회담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남북한 당국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입니다.

[녹취: 유창근 부회장] " 회담을 통하여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기대하던 입주기업인들은 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하여 당국자 회담에 조속히 임해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정부도 기업인들의 고충을 헤아려 회담이 조속히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입주기업들은 또 현지 설비 점검을 위한 방북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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