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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로드먼 '농구외교'에 엇갈린 반응


평양을 방문한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9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평양을 방문한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9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국 언론들은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최근 방북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이른바 `농구외교'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CNN 방송’은 10일 로드먼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그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과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방송은 '로드먼이 말하는 북한과 실제의 북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국무부의 인권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당국은 재판 없는 처형을 비롯해 강제북송된 탈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가혹한 처벌을 일삼고 있고 정치범들은 강제노동소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송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도 이 가운데 한 명이라며, 종교활동을 통해 북한 정권을 전복시키려 했다는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CNN’은 또 유엔 통계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5살 미만 어린이들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지난 해 만성 영양실조에 걸렸고, 많은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굶주리고 있는 점을 상키시켰습니다.

로드먼은 북한 방문에서 돌아와 지난 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론인들이 직접 북한을 방문한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북한에 대한 자신의 표현이 사실임을 깨닫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니스 로드먼] "You write what you hear, but you don't see what you write..."

‘CNN’은 그러나 북한은 최근 방북했던 기자들에게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다며, 북한에 가더라도 실제 상황을 보도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로드먼은 김 제1위원장이 미국에 원하는 것은 그저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성향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보다 더 호전적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서 김정일 정권과 비교해 ‘전쟁’ 또는 ‘핵’ 등의 단어가 ‘평화’나 ‘화해’라는 단어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로드먼의 이른바 ‘농구외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언론들도 있습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신문은 로드먼이 외교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인물은 아니지만 농구를 통해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그의 태도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드먼의 기자회견에 배석한 북한 전문가 대니얼 핑크스톤 국제위기감시그룹 서울사무소장의 말처럼, 북한과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핑크스톤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 대니얼 핑크스톤 소장] "There are different types of engagement..."

북한에 개입하는 방법에는 정부 대 정부 또는 시장을 기반으로 한 경제교류 외에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도 있다는 겁니다.

핑크스톤 소장은 로드먼의 `농구외교’는 북한에 자금이나 무기, 기술을 지원하는 등 위험한 요소가 있는 게 아니라며, 오히려 북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로드먼의 ‘농구외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외교관계가 막힌 상황에서 로드먼이 두 나라가 개입할 수 있는 채널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드먼의 방북은 자기도취에 빠져 자신을 홍보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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