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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 호화 벤츠 차량 등장..."유엔 제재 위반 가능성"


북한 평양 거리에 세워져 있는 독일산 벤츠 승용차. (자료사진)
북한 평양 거리에 세워져 있는 독일산 벤츠 승용차. (자료사진)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난달 말 북한의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대북 수출이 금지된 호화 차량이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7월 27일 정전협정일을 기념해 북한의 육해공군 열병식에서 초호화 방탄 리무진 차량이 두 대 목격됐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인쇄된 대형 깃발을 나르는 데 각각 사용된 것입니다.

리무진은 차체를 길게 늘린 고급 차량입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열병식에서 포착된 리무진이 독일 벤츠사의 S 600 시리즈 방탄 리무진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독특한 전조등과 격자 모양의 장식은 벤츠 S 클래스의 특징이지만, 차체가 통상 벤츠 리무진보다 훨씬 길다는 것입니다.

`텔레그라프' 신문은 S 600 방탄 리무진은 장갑 수준에 따라 미화 59만 달러에서 2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벤츠사 홍보 담당은 이 신문에 화면만으로 자사 제품임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설령 맞더라도 자신들이 북한으로 수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호화 차량의 북한 반입은 사치품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일 수 있다고 `텔레그라프'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결의안을 통해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수품목 지정은 회원국의 재량에 맡기고 있습니다.

`텔레그라프' 신문은 호화 벤츠 차량이 중국과 러시아의 중계인을 통해 북한에 반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북한에 대한 금수품목을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반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2012년에도 군 열병식에서 벤츠 리무진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전문가는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크 치노이 남캘리포니아대학 미-중연구소 연구원은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는 광범위하고 엄격하지만 북한의 나쁜 행동을 개선하는 결과를 낳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주로 중국과 무역을 하는데, 중국이 유엔 제재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치노이 연구원은 북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교류를 늘려야 하지만 그럴 경우 대북 제재와 상충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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