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난달 중국산 쌀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의 쌀 사정이 다시 나빠지면서 북한 당국이 가격안정 대책에 나섰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서 수입한 쌀의 양은 약 1만1천800t, 미화로 약 700만 달러어치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6월 수입액 460만 달러보다 53% 늘었고 지난해 7월 330만 달러보다는 115%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2012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월간 중국산 쌀 수입액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입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중국산 쌀을 500만 달러어치 이상 수입한 달은 흔치 않았고 지난해의 경우 445만 달러어치가 최고였습니다.
북한은 특히 올 들어 중국산 곡물 수입을 대폭 줄여왔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곡물은 모두 5만8천여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쌀 수확량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좋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지난해 작황이 좋았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지난해 생산한 쌀의 재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낼 시점이기 때문에 쌀 가격 안정 차원에서 취한 조치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지난해 쌀 생산량이 괜찮았는데 거의 재고가 떨어질 때가 됐고 최근 북한의 쌀 값이 상당히 큰 폭으로 오른 상태에요. 수확 기간은 아직 멀었고, 금년에 예상되는 수확량도 크게 좋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쌀을 수입해야 하는 필요성이 여러 가지 생긴 거죠.”
실제로 북한의 쌀 가격은 최근 들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장마당 동향’ 자료에서 이달 들어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쌀값이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평양에서는 쌀값이 지난 12일 기준으로 1 킬로그램에 5천800원으로 지난달 중순보다 1천550원이나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봄 가뭄이 심했던 탓에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에 대비해 쌀 수입을 늘렸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권태진 원장입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봄 가뭄이 상당히 오래 지속됐기 때문에 당시 가물 때 타격 받아 초기 생육이 나빴던 게 여전히 가을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옥수수의 작황이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 같고 쌀은 그나마 좀 낫지만 아무래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죠”
이에 앞서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12일 발표한 2분기 북한사업 평가보고서에서 북한 내 140개 가구를 방문 조사한 결과 87%가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1분기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악화된 수치로, 세계식량계획은 봄 가뭄 때문에 식량 사정이 나빠진 탓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