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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본인 납치 재조사 결과, 언제든 통보 가능'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지난 5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지난 5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1차 재조사 결과를 언제든 일본 측에 통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성의를 갖고 조사에 임하라고 북한에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10일 평양에서 일본 ‘교도통신’에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에 관한 북한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송 대사는 지난 7월 초 설치된 특별조사위원회가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사안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성실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차 조사 결과는 지금이라도 일본 측에 통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 대사는 일본 측 관계자들이 방북해 북한 측 담당자로부터 조사 결과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듣는 게 가장 좋고 간단하다며, 아직까지 외교 경로를 통해 설명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송 대사는 북한의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 상응해 일본이 취한 대북 제재 완화 조치를 양국 간 신뢰관계 형성의 한 과정으로 평가하면서, 1차 조사 결과 통보에 맞춰 일본이 상응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제재 완화 조치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일본인 실종자와 관련해, 송 대사는 북한 측과 충분한 정보 공유 없이 일본 정부가 최근 실종자 수를 늘려 발표한 것은 재조사를 어렵게 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송 대사는 이어 재조사 기간을 1년으로 잡고 있지만 북-일 양국 간 신뢰관계가 무너진다면 조사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재조사 결과를 통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막강한 권한을 가진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만큼, 북한은 성의 있게 재조사를 진행하고 정직하게 모든 내용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 정부가 대화와 압력이라는 기본방침 아래 북한의 조사 진척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납치 피해자들의 귀국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통보 시점보다는 새로운 정보가 제시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일본과의 비밀접촉에서 1차 재조사 결과 통보에 상응해 북한 선박 만경봉 호의 재입항과 쌀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을 일본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납치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어야 추가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최근 비밀접촉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고, 지금 재조사 결과를 통보 받아도 내용이 빈약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일본 정부 내에 만연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초 북한의 1차 재조사 결과는 이달 상순에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이달 하순에서 다음달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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