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순조롭게 개최될 경우 분야별 회담 방식으로 대화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5.24 조치와 핵 문제 등을 놓고 남북한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회담 결과에 대해 낙관하긴 이르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에 열릴 북한과의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일단 포괄적 차원의 남북 현안을 두루 짚어본 뒤 분야별 후속회담을 열어 구체적 해법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 남북 간 논의가 진전되면 구체적 이야기를 다 할 수 없는 만큼 현안 별로 실무자들이 따로 만나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9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고위급 접촉이 열리게 되면 북한 국방위원회의 제안으로 지난 2월 처음 열린 뒤 두 번째가 됩니다.
1차 접촉 때 한국에서는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로 나섰고, 북측에서는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국방위원회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고위급 접촉은 과거 한국 통일부와 북한 통일전선부로 이어지는 이른바 ‘통-통 라인’ 대신,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원회라는 양측 최고 권력기구 간의 직접 소통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북한 사이에 산적한 현안들이 쉽게 풀릴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흥규 교수입니다.
[녹취: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남북관계의 정책 우선순위의 차이, 이해관계에 있어서 서로간의 눈높이가 다른 그런 측면 그리고 한국 같은 경우에는 향후 대외공조 문제와 관련해서 5.24조치를 쉽사리 해소하면서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끌고 갈 수 없는 측면도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북한이 결코 만족스럽지 않겠죠.”
김 교수는 또 고위급 대표라고 하더라도 양측 최고 지도자로부터 전권을 넘겨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는 데 유연성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현재 남북 간에는 한국 측이 제기할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북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쉽지 않은 현안들이 가로 놓여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