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우리투어스’의 안드레아 리 대표가 북한에서 직접 최근 현지 동향을 전해 왔습니다. 현재 평양의 양각도 호텔에 머물고 있는 리 대표는 1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의 분위기는 평소와 전혀 다름이 없고,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리 대표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평양 현지 모습 어떻습니까?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I got here yesterday. Today is actually a holiday…”
평양에 어제 (9일) 도착했는데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특히 오늘 (10일)은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일이어서 더 활기찬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평양의 한 공원을 들렀는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더군요. 전형적인 휴일 모습이었습니다.
기자) 10일 남북한이 총격전을 벌인 소식은 혹시 평양에서 들을 수 있었나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No, I had no idea about the recent events. Obviously it’s not covered here…”
아니오. 몰랐습니다. 물론 하루 종일 TV를 본 건 아니지만, 저녁 뉴스 시간에 그 사건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호텔 객실에서 볼 수 있는 BBC, 알자지라, CNN 등이 보도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지에선 들을 수 없었습니다.
기자) 지금 평양이 봉쇄됐고 주민 이동을 차단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이상 조짐 역시 못 느끼셨습니까?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In the recent weeks, we’ve definitely heard on the news that…”
그런 소문을 최근 보도를 통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관광객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거의 매일 평양과 지방을 넘다 들고 있습니다. 또 주민들 역시 특별한 제약에 묶여있는 걸로 보이지 않습니다. 국외를 오가는 북한인들도 여전히 항공기 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지금 양각도 호텔에 머물고 있는 걸로 아는데,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와 있나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Yes, there are quite a few tourists this time…”
예, 제법 많은 관광객이 보입니다. 제가 지난 주에도 평양에 왔었는데요. 그 때는 중국 휴일과 겹쳐서 굉장히 많은 중국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는 중국인들보다는 서방 관광객들이 더 많이 눈에 띕니다. 늘 그렇듯 대부분 유럽인들이지만, 현재 미국인 관광객들도 북한을 방문 중입니다.
기자) 그 동안 북한을 자주 방문하면서, 실제로 눈에 띄는 변화를 목격하셨는지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Yes, I’ve been traveling here for over ten years…”
제가 10년 넘는 동안 북한을 굉장히 자주 드나들었는데요. 평양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경제 성장의 조짐이 감지됩니다. 평양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차량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교통 체증까지도 종종 볼 수 있거든요. 식당도 정말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오늘만 해도 새로 생긴 독일식 맥주 집을 들렀는데, 독일 맥주를 직접 수입해 온다고 들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상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양은 1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도시가 됐습니다. 지방 도시들에서도 공사가 많이 진행되고 관광지 개발 노력이 엿보이는데, 특히 동부 해안 도시들이 그렇습니다.
기자) 이제 북한에 휴대전화 반입이 가능하긴 한데, 정말 통화뿐 아니라 인터넷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건지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Yes, you can actually buy a North Korean SIM card…”
고려링크가 판매하는 3G 심카드를 이용해 외부와 통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도 지장이 없습니다. 저도 북한에서 휴대전화로 페이스북이나 이메일을 확인하고, 사진공유 앱인 인스터그램을 수시로 이용합니다. 정말 환영할만한 변화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3G 심카드 가격은 80달러 정도, 통화만 가능한 심카드는 20~30달러 선입니다. 단기체류자는 이보다 저렴한 대여 가격도 있는 걸로 압니다. 물론 인터넷과 통화료는 따로 내야 하는데 미국으로 전화하는 건 분당 5달러로 제법 비쌉니다. 하지만 중국은 분당 1달러 정도입니다.
기자) 3G 사용 가능지역이 제한돼 있지는 않나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It works all over the capital and it works in some of the other cities…”
평양에서는 어디서나 신호가 잡히고요. 지방 도시들은 물론 한계가 있지만 원산, 남포, 함흥 등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더라고요. 또 일부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도 쓸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관광객 유치에 많은 공을 들이는 듯 한데요. 당국의 태도는 요즘 어떻습니까?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I think that tourism is really changing pretty rapidly…”
관광산업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 관광객들의 솔직한 반응을 듣고 싶어하고 최대한 수용하려고 한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관광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게 뭔지, 어떤 종류의 여행과 체험을 원하는 건지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일정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또 인기 있는 관광상품과 그렇지 못한 상품을 가려내려 하고, 관광객들이 현지 안내원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도 알고 싶어 합니다. 이를 통해 뭔가 자꾸 개선하려 하고요.
기자) 가끔 북한의 일반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신가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We have, we have visited families on different occasions…”
종종 있습니다. 최근엔 관광객들과 김일성대학 수학과 교수의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집 여기저기 둘러보고 김밥이나 떡을 나눠먹기도 하고 서로 궁금한 점에 대해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현지 가족들은 관광객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그 곳에서의 삶은 어떤지 등을 주로 묻더라고요.
기자) 지금 미국인 3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현지에서 더 조심하거나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진 않나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We do make certain disclosures, you know, we have to make sure that our tourists are here for the purpose of tourism…”
그렇진 않지만, 저희는 관광객들에게 순수한 관광 목적이 아닌 종교활동이나 정치적 동기를 갖고 방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북한 당국에 협조를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I think that as relationships get better between the DPRK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개선되면 관광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또 관광객들이 현지 주민과 더 자주 접촉할 수 있는 일정이 개발됐으면 하고요.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곳들이 개방됐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죠. 앞으로 북한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길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평양에 머물고 있는 안드레아 리 ‘우리투어스’ 대표로부터 최근 현지 분위기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