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처럼 불편한 몸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은 중병설이나 실각설 등 각종 소문들을 진화하기 위한 다급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헌신적인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는 효과도 노렸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팡이까지 짚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함으로써 실각설이나 중병설을 씻어내려는 행보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최고 지도자가 지팡이를 짚은 사진을 공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완쾌가 되기 전에 다소 서둘러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김 제1위원장이 40일 동안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각종 소문들이 불안 요인이 될 만큼 확산되는 데 따라 다급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제1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불과 3~4일 전만 해도 김 제1위원장이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박형중 통일연구원 박사] “일단 이대로 방치하는 경우엔 주변국가들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불안해지고 그러면서 북한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고 또 중요한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건강에 대해 여러 가지 소문이 돌고 내부적으로도 동요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나타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0일 만의 공개시찰 장소로 위성과학자 주택지구를 선택한 데 대해선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공로를 인정하는 한편 주택 건설 약속을 지키는 민생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시사하는 장소 선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김 제1위원장이 지팡이를 짚은 모습은 북한 주민들에게 헌신적 지도자 상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몸이 불편한 속에서도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그런 일종의 동정심을 통한 체제 결속 이런 의도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겠죠”
한국 정부 당국자는 김 제1위원장을 둘러싼 유언비어들이 돌았지만 업무 수행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해 왔다며 김 제1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지금까지 통풍이나 발목 부상 등 다양한 관측들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병명이 확인되진 않았습니다.
프랑스 등 서방 의료진이 김 제1위원장을 치료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직접 치료하진 못하고 사진 등을 통해 북한 의료진과 치료 방법 등을 논의했으리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이 양쪽 다리를 모두 치료받은 것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공개활동에 적극적인 만큼 앞으로 가능한 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려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