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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기본합의 협상 주역들, 대북 대화 촉구


20일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과 미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기본합의 타결 20주년을 맞아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주역들이 토론회를 가졌다.
20일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과 미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기본합의 타결 20주년을 맞아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주역들이 토론회를 가졌다.

북한 핵 문제를 담당했던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완전한 핵무기 체계를 갖춰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이 깨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기본합의 타결 20주년을 맞아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워싱턴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과 한미연구소가 20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 포기와 경수로를 맞바꾸기로 했던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협상 대표로 활약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시간이 갈수록 북한 핵 문제는 악화될 뿐이라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 “They are really changing the strategic...”

핵개발을 계속해온 북한이 핵미사일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바꾸는 중대한 사태라는 겁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확산 가능성이 존재하고 북한의 군사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한국의 강력한 방침에 따라 남북한의 무력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마저 있는 만큼, 북한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북한이 약속을 해 놓고 이를 어길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상황 전개가 정치외교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고 북한이 판단한다면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미-북 기본합의에 따라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해주기 위해 설립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으로도 활약했던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북한 핵 문제는 미루면 미룰수록 해결이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For me the problem of North Korea...”

북한 문제는 핵 문제에 국한해서 볼 수 없고 근본적으로 북한이라는 ‘실패한 국가’가 동북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전략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북한이 정권 생존 수단으로 삼고 있는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핵 활동 중단과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큰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까지 미 국무부 비확산, 군축 담당 특보를 지내면서 대북제재를 담당했던 로버트 아인혼 씨도 북한과 제한적이나마 협상을 타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 군축 담당 특보] “If we can reliably cap...”

북한의 핵 활동을 중단시키고 북한이 핵무기 운반수단을 확보하지 못하게만 할 수 있다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개발할 경우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핵 협상에 다시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 “The North Koreans have succeeded...”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천안함 폭침, 2.29 합의 파기로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외교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믿음이 깨졌다는 겁니다.

특히 핵 활동과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골자로 한 2.29합의조차 북한이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북한과 탐색적인 외교를 벌이자는 제안을 백악관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새모어 전 조정관은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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