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북자들이 북한 지도부의 모든 자산을 즉각 동결할 것을 스위스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스위스의 은행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지도부의 자산을 동결하면 북한의 인권 침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이 17일 스위스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지도부의 자산을 즉각 동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 NK워치의 안명철 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지도부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탄압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안 대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가 스위스 은행에 감춰 둔 자금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다수의 소식통들은 북한 지도부의 자산이 30~40억 달러 규모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는 북한 지도부가 4개의 통로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명철]
안 대표는 통역을 통해, 북한 지도부가 해외 근로자 착취, 외국 내 북한 식당의 불법 영업, 불법 마약거래와 위조지폐, 불법 무기거래 등을 통해 자금을 조성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이런 불법 자금을 공개하고 동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반인도 범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북한 지도부의 자산을 동결하면 북한의 인권 침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대표는 또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김정은 제1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가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되면 엄청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명철]
안 대표는 북한의 통치자가 범죄자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 지도부는 정권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조항을 삭제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는 이어 북한 지도자들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취약하다며, 스위스에 있는 북한 자산을 동결하는 것도 북한 지도부가 무시할 수 없는 또 다른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9월 한국 내 탈북자 20 명과 함께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에게 북한 정권의 은행계좌를 동결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스위스가 이미 관련 법률을 갖고 있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여러 외국 지도자들의 자산을 동결한 전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지난 7일 답장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없이는 동결이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