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스위스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를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방국들 사이에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15일 베른에서 개막된 관광박람회에 북한이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직접 홍보 부스를 마련해 겨울상품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스위스인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참가하고 있는 행사는 15일부터 나흘 동안 베른의 엑스포센터에서 열리는 베른 홀리데이 박람회 (Holiday an Travel Fair; Berne)입니다.
북한은 국가관광총국 소속 리영범 대표가 주최 측 초청을 받아 행사장에서 관광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박람회 측 관계자들은 스위스 공영방송인 ‘SRF’에,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고 비밀스런 북한사회의 개방을 북돋기 위해 북한을 행사에 초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방송은 북한이 관광산업보다 인권 유린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며, 북한 당국이 여행을 상당히 통제하기 때문에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람회의 아드리언 하울트 대변인은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 모든 나라가 관광 홍보의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는 뜻에서 북한을 초청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람회 방문자들은 관광을 가야 할 나라인지 아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박람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매년 4만 명가량의 방문자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텔레비전에 비친 화면에는 젊은 여성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밑에 ‘어서오세요’라고 적힌 포스터가 걸려 있습니다. 또 한반도 지도와 고궁과 해변 사진, 마식령 스키장에 대한 홍보자료들도 전시돼 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유엔의 연쇄 제재로 무기 수출이 막힌 이후 관광산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주최 측을 인용해 북한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관광박람회에 여러 해 동안 참석했지만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홍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서방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북한에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을 뿐아니라 비용이 적어도 수 천 달러 이상으로 결코 싸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서방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가지는 산악 지역이 아니라 멕시코의 칸쿤이나 태국의 푸켓 등 따뜻하고 아름다운 해변이어서 북한은 매력이 매우 적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에 대한 서방세계의 이미지라고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반인도적 범죄국가로 지목할 정도로 심각한 인권 유린과 독재국가로 알려져 있고, 잦은 외국인 억류로 서방 정부들이 자국민들에게 관광 자제를 경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15일 베른의 박람회장 밖에서 북한의 관광홍보에 대해 반대 시위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 대변인은 통신에, 북한 정권이 일부 장점만을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의 실상을 잠재적인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매년 3천에서 6천 명의 서방 관광객들이 북한을 찾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