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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미묘한 입장 변화’


지난 2011년 9월 북한 금강산 주변 해안을 따라 한국 기업들이 세운 관광시설들이 들어서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9월 북한 금강산 주변 해안을 따라 한국 기업들이 세운 관광시설들이 들어서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어제 (18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아직 유엔의 대북 제재와 상충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기존 방침과는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뭉칫돈’ 으로 북한의 핵 개발자금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대량의 현금 이동을 차단하는 유엔의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통일준비 부문 업무계획 보고와 관련한 설명회에서 금강산관광 재개는 남북 간에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한국 정부가 이렇다, 저렇다는 입장을 밝힐 계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차후에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놓고 남북 간에 협의가 진행돼 사업 재개에 합의가 되는 막바지 단계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따라서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한 남북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관광의 중단과 관련된 북한의 조치들이 철회됐을 때 유엔 제재와의 상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국 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관광객 사망 사건과 관련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관광객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함께 북한이 일방적으로 내린 조치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런 문제의 진전이 있으면 그때 가서 유엔 제재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의하고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9일 업무보고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금강산관광 재개와 유엔 제재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류 장관은 이어 통일부는 유엔 제재를 전제로 한 채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고 시도하지는 않겠다는 차원에서 ‘상충되지 않는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우선은 금강산관광 사업이 어떤 원인으로 중단됐는가에 주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 업무보고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금강산관광 재개가 유엔의 북한 제재 결의안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기준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관광 수익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기여할 것인지가 핵심인데, 그렇지 않다면 제재 결의안에 적용 받지 않을 것이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제재 결의안이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윤 장관은 다만 이런 판단은 궁극적으로 유엔 안보리 북한 제재 패널에서 내릴 것이라며 통일부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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