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인사들이 스웨덴에서 반관반민 차원의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국의 협의를 바탕으로 북한과 ‘탐색적 대화’를 추진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뤄지는 남북 접촉입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국제문제 연구기관인 안보개발정책연구소가 27일부터 이틀 간 스톡홀름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의 인사가 참여하는 원탁회의 형식의 한반도 문제 관련 회의를 개최한다고 복수의 한국 정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 측에서는 신봉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과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가 25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는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인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북한 모두 참석자가 연구소 소속이지만 정부 산하기관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군축평화연구소로 옮기는 경우가 많고 연구소에서 정부 활동도 많이 하기 때문에 외무성과 연구소 간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남북 간에 북 핵 문제와 관련한 6자회담의 ‘탐색적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측에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 북한 측 참석자가 입장을 내놓는 형식으로 의견 교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와 교류관계가 있는 북한은 과거에도 이 연구소의 회의에 평화군축연구소 소속 외교관과 군인 등을 보내 북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4일 한-러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가진 뒤 6자회담 차원의 ‘탐색적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에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고 핵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스톡홀름 회의에서 북한의 의미 있는 태도 변화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한국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박사입니다.
[녹취:김현욱 국립외교원 박사] “ 이번 스웨덴에서 북한 측과의 만남은 어떤 학술적인 차원 그리고 1.5트랙 차원의 대화이기 때문에 물론 남북 간에 어떤 반관반민 성격의 만남이 이루어 진다는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정책 차원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대화까지는 아직까진 조금 시기상조이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또 남북 참석자들이 정부 대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북 핵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민간기관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참석자에게 정부 차원에서 어떤 임무를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