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정부의 정보통제를 교묘하게 피하고 있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외부세계 정보를 접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정부 인터넷 웹사이트인 ‘쉐어아메리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외부세계 정보를 접하는지 소개했습니다.
쉐어아메리카는 국무부가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교육, 시민사회 역할 같은 중요한 주제들에 관한 논의와 토론을 촉발시키는 중요한 이야기나 사진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공식 웹사이트입니다.
국무부는 이 사이트에 ‘북한의 장마당 세대’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투옥과 강제노동, 심지어 처형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교묘하게 정부의 정보통제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돈이 있으면 라디오와 한국과 서방 영화 DVD, 음악 CD와 MP3, USB, 그리고 다른 휴대용 매체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단속하는 당국자들을 뇌물로 매수할 수도 있다고 국무부는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1년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주찬양 씨는 이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모든 주민을 다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찬양 탈북자] "North Korea these days has changed from bottom up……"
오늘날의 북한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으며, 자신은 북한당국의 선전선동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세대, 이른바 장마당 세대라는 설명입니다.
주 씨는 북한에 있을 때 매일 밤 가족들이 담요를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통해 `VOA' 같은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며, 하루는 라디오 방송에서 먼저 탈북해 한국으로 간 아버지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State Dept adds ACT#2 YCL 3/11> [녹취: 주찬양 탈북자] "When I was in North Korea, I heard my dad voice…."
주 씨는 또 북한에 있을 때 제임스 본드 영화와 미녀 삼총사를 특히 좋아했다며, 믿을 만한 친구나 이웃들과 좋아하는 영화에 관한 정보를 교환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 탈북한 지현아 씨는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북한의 현실을 미화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에서 자신이 수감됐던 노동교화소에 있던 2천 명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2백 명에 불과했지만 아무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지 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과 전세계에 북한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는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탈북자] “북한에도 핸드폰이 있고 탭이 있고요, 그렇지만 그것이 외부하고 통화는 절대 금지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스마트폰에 라디오 앱이라든가 북한에 방송되는 대북방송 프로그램 앱들을 깔아서 암암리에 보내고 있습니다.”
지현아 씨는 북한 주민들이 일단 외부 세계 소식을 접하게 되면 호기심을 느껴 더 많은 소식을 듣기를 원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국제 인권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humanrights.gov) 를 통해 북한의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 가운데 6 곳의 정보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국무부는 이 웹사이트에서 ‘북한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탈북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