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체제 유지와 단속을 위해 재입북한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을 이용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도 큰 변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에서 12일 북한에 재입북한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의 칼럼니스트인 스티븐 데니 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당국이 철권통치 만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티븐 데니] "The authority in Pyongyang do not hold political power……"
정보의 통제와 조작이 철권통치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데니 씨는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와 단속을 위해 이용하는 정보 통제와 조작의 사례로 북한을 탈출했다 재입북한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을 이용하고 있는 점을 꼽았습니다.
북한 당국은 기자회견을 하는 탈북자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스티븐 데니] South Koreans, Americans and Human Rights activists operation at the border region….
북한 당국은 재입북 탈북자 기자회견을 통해 국경 부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미국인, 그리고 인권운동가들이 기만적이고 위험하며 탈북자들을 착취하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또 재입북 탈북자들을 환영하며 이들을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고, 데니 씨는 덧붙였습니다.
데니 씨는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북한이 이념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 모두에서 남한 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남한이 경제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하지만 북한 주민이 한국으로 가면 최하층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또 과거에는 탈북자들을 반역자로 묘사했지만 지금은 실수를 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데니 씨는 말했습니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용서의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의 대북매체인 `데일리 NK'의 국제 담당 편집위원인 크리스토퍼 그린 씨는 북한의 이런 전략이 일반 주민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그린] "It is a really rather unfortunately well designed project…"
북한 당국이 재입북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을 정교한 방식으로 잘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그린 씨는 실제로 서울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줄이는데 재입북 탈북자 기자회견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