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 라진항 물류 사업이 곧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습니다. 주변 항구들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고 국제적인 신뢰를 얻는다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연구소 (CSIS)에서 14일 러시아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주제발표자로 나온 러시아 사회과학원 극동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제닌 한국학센터 소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 라진항의 물류 사업이 곧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제닌, 러시아 사회과학원 극동연구소 한국학 센터 소장] “For the project to become profitable...”
라진항 물류 사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연간 물동량이 최소한 4~5백만t은 돼야 하는데 올해 목표치가 1.5백만 t에 달한다는 겁니다.
제닌 소장은 이 목표치를 이루는데 특별한 정치적 장애물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른 항구들과의 경쟁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라진항의 성공은 동북아시아에서 물류와 화물수송 사업을 하는 국제 기업들의 신뢰를 얻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08년부터 러시아 극동의 하산과 라진항 간의 철로 개보수와 라진항 현대화 사업, 복합 물류사업 등을 골자로 하는 `라진-하산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한국도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지난해 말 시베리아산 석탄 4만5천t을 라진항을 거쳐 한국 포항으로 시범적으로 운송했고,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14만t에 달하는 2차 시범사업이 실시됐습니다.
제닌 소장은 러시아가 극동지역 발전과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이라는 동방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라진-하산 사업’은 이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새 통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략국제연구소의 앤드류 쿠친스 러시아 유라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라진-하산 사업’은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관심사로 삼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쿠친스, 미 전략국제연구소 러시아 유라시아 프로그램 국장] “The coal project and these other…”
라진항을 거쳐 러시아산 석탄을 한국으로 수송하는 사업 뿐만 아니라 다른 남-북-러 3각 협력사업들이 상업적 타당성만 갖춘다면 북한 핵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략국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만큼 ‘라진-하산 사업’에 관심을 기울일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빅터 차 CSIS 한국석좌]“Other countries are not really going to...”
러시아는 에너지와 기간시설, 물류를 잇는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특별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북한 핵 문제가 현재 상태로 있는 한 이를 지지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한국 정부가 그동안 ‘라진-하산 사업’이 북한의 개혁개방과 연결되기를 바라며 조용히 지원해온 사실은 흥미있는 대목이라고 차 석좌는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