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이번주 함께 중국을 방문해 북 핵 문제를 협의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북 핵 담당 최고 책임자들이 동시에 베이징을 찾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황준국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미-한-일 3자 협의에 이어 28일부터 이틀 간 베이징을 방문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잇따라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미-중 양자 협의에 이어 한-중 양자 협의도 연쇄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를 통해 한-미-일 3자 협의에 이어 한-미-중 간에도 북 핵과 북한 문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협의는 양자 회동을 연이어 갖는 방식으로 진행돼 사실상 3자 협의의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 대변인은 연쇄 양자 회동 외에 따로 3자가 함께 회동할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베이징 회동은 미-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매우 이례적으로 중국을 함께 방문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을 자국으로 불러 함께 협의할 경우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것을 우려해 이를 꺼려해 왔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동반 방중은 중국이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며 북 핵 등 상황 변화에 대한 중국 측의 인식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최근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SLBM) 사출시험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 정세가 심상치 않은 시기에 미국과 한국을 부른 것은 북한을 견제하는 메시지가 담긴 행동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으로서도 북한이 SLBM 사출시험 성공을 주장한 데 이어 핵 능력 고도화를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크게 중요해진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광일 대변인입니다.
[녹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우리는 북 핵, 북한 문제 대처 과정에서 중국의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6일 서울을 방문 중인 성 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각각 따로 만났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연쇄 양자 회동에서는 북 핵 대화 재개와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한-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27일엔 3자회담을 열어 북 핵 문제 진전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