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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 공동행사 무산...북한, 한국 정부 비난


남북 민간단체가 추진하던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기념 공동행사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에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관계자들이 5.24 조치 해제와 6.15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남북 민간단체가 추진하던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기념 공동행사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에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관계자들이 5.24 조치 해제와 6.15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남북한의 민간단체가 공동 개최를 추진하던 6·15 선언 15주년 기념행사가 무산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며 분산 개최하자는 입장을 남측에 통보해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광복 70주년과 6.15 공동선언 15주년 민족 공동행사 준비위원회’의 남측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북측 준비위원회는 지난 1일 6·15 공동행사를 평양과 서울에서 분산 개최하자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북측은 서신에서 한국 정부가 6·15 공동행사를 순수한 사회, 문화 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공동행사 준비를 위해 실무접촉을 하더라도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무산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넘겼습니다.

한국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 민간 교류를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북한에 대한 5.24 제재 조치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6.15 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남북 간 사전 접촉을 승인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녹취: 6/1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6.15 공동행사가 정치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지 않고 민족동질성 회복과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민간 교류는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에서 앞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다, 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남북의 준비위원회는 지난 달 5일 중국 선양에서 만나 6.15 공동행사를 서울에서 여는 데 잠정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추가 실무접촉을 갖자는 남측 준비위원회의 제의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공동행사를 순수 사회, 문화 행사로 추진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아 공동 행사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지난달 15일 북측 준비위원회 대변인 담화입니다.

[녹취: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북과 남, 해외가 모여 진행하는 통일 행사는 명실공히 전 민족적인 통일 회합, 민족 단합의 대축전으로 되어야 하며 순수한 예술, 체육, 문화 교류의 공간으로 될 수는 없다."

북한은 이후 각종 관영매체를 동원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남측 준비위원회는 그러나 북한의 분산 개최 입장 통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공동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으로, 조만간 북측 서신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한국 통일부도 남북관계 발전이나 민족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순수한 사회, 문화 교류는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분산 개최 방침을 통보한 것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6.15 공동행사를 추진하지 못하게 되자 무산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넘기면서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그동안 애착을 보이던 6.15 공동행사까지 무산시킨 것으로 볼 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당분간 접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6.15 남북 공동행사는 지난 2008년 금강산에서 열린 이후 지금까지 개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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