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 불안정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가뭄 피해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유력 국제 정보 전문지가 분석했습니다. 중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더 많이 받아 내 국내 불만요소를 잠재우려 한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적인 군사 컨설팅업체인 IHS 산하 정보지인 ‘IHS 제인스 인텔리전스’가 12일 북한의 가뭄이 정권 안정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이 매체는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지난달 ‘VOA’에 북한의 가뭄이 곡물 수확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주장이나 유엔의 우려처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가뭄 피해를 경고했지만 지난 2년 간 국내 곡물 생산 규모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는 겁니다.
매체는 곡물생산량 증가와 장마당 등을 통한 효율적인 식량 수급이 북한 지도부의 생존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가뭄 역시 북한의 국내 안정에 대한 위협을 줄이는 데 잠재적 도움이 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당장 가뭄이 과거처럼 대규모 기근을 야기하거나 주민의 소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북한에 식량난이 악화되면 북한에 잠재적 불안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 정부는 식량난이 악화되면 평양의 엘리트 계층 보호와 치안 강화를 위해 일제히 장마당 단속에 나설 수 있으며, 이런 움직임이 주민들의 소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IHS 제인스 인텔리전스’는 북한 정부가 가뭄 상황을 외부에 알리는 배경에는 이런 잠재적 불안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훨씬 더 많이 받아 식량을 최대한 확보해 국내 안정을 도보하려 한다는 겁니다.
북한은 관영매체들을 통해 이번 가뭄을 ‘100 년 만의 가뭄’이라고 밝히면서 유엔과 이란 등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IHS 제인스 인텔리전스 위클리’는 북한 정부가 국내 곡물 생산 증대를 위한 연료와 설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삼현 이란주재 북한대사가 최근 이란 적신월사에 가뭄 극복과 농업환경 개선을 위한 설비 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 매체는 특히 북한 정부가 이웃인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가뭄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