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북한 법을 어긴 사실을 인정하면서, 조속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 주원문 씨가 14일 평양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짧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주원문 씨] "I fully acknowledge that I broke the law by illegally…"
주 씨는 “북한에 불법 입국하면서 법을 어긴 사실을 충분히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또 “비록 판결을 기다리는 범죄인 신분이지만, 두 눈으로 직접 북한의 실상을 볼 수 있도록 허락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원문 씨] "since I came here I’ve been treated.."
주 씨는 “북한에서 매우 인도적으로 대우 받았다”며 “하루에 세 끼 식사를 하고 매일 운동하며, 책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은 건강하며 집에 곧 돌아가고 싶다며, 가족 등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미국 뉴욕대학 재학생인 주 씨는 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입국하려다 체포됐습니다. 주 씨는 한 달 뒤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서 자진해서 북한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억류 중인 자국민들의 송환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8일 북한에 외교 공관을 둔 나라들에 억류자들의 조속한 송환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일방적으로 한국 국민을 억류하고 변호인과 가족들의 접견은 물론 건강 점검 등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공관이 있는 나라들 외에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송환 문제를 의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10월 김정욱 선교사를 억류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한국 간첩’을 체포했다며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공개했습니다. 이어 미국 대학에 다니는 주원문 씨 억류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김정욱 선교사와 김국기, 최춘길 씨에 대해서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