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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구출 모금 연극 '북으로부터 온 편지'


28일 연극 '북으로부터 온 편지'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학생들로 구성된 배우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8일 연극 '북으로부터 온 편지'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학생들로 구성된 배우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북한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들을 토대로 한 연극이 서울에서 공연됐습니다. 대학생들이 기획부터 연출, 연기를 맡은 이 연극의 수익금은 탈북민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민 구출 모금 연극 '북으로부터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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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대학로의 한 소극장. 대학생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에 많은 관객들이 빠져 들었는데요.

[녹취: 현장음]

북한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들과 증언들을 토대로 만든 연극, ‘북으로부터 온 편지’입니다.

[녹취: 현장음]

이 연극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학생들이 연출부터 기획, 음악, 무대를 직접 맡아 27일과 28일 이틀 간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올렸는데요, 탈북한 뒤 중국 감옥에서 죽어가는 탈북민 4 명이 보낸 편지를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가 낭독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작품을 연출한 나하나 학생은 북한을 통해 한국에서는 일상으로 여기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나하나 학생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나하나, 연출] “이제 연기 통해서 북한을 알려보자…라는 생각으로 일상에서 저희한테는 너무 당연히 벌어지는 일들이라 감사함을 느낄 수가 없는 게 당연한 일인데, 저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감사하게 여기는 순간이 저희 남한 사람들에게 찾아올 수 있는 기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북한이라고 생각했고, 북한의 사랑, 가족, 신앙, 예술의 자유를 갈급해 하는 4 명의 인물을 다뤄서 그들이 가장 꿈꿨던 거를 우리가 매일같이 누리고 있음을 관객들한테 알리고 싶었어요.”

나하나 학생은 자료조사부터 극본 작업, 연기, 연출까지 많은 부분을 담당했는데요, 많은 일을 한 만큼 이번 작품을 통해서 얻은 것도 참 많습니다.

[녹취: 나하나, 연출] “자료들이나 영상이나 뭐 인터뷰 같은 거 참고해서 실화도 많이 섞었고, 마지막 광배 얘기 같은 경우에는 실화 바탕으로 모놀로그를 썼고요, 그 다음에 대부분 다 사례들 모아서 픽션으로 다 작업을 했어요. 너무 행복했어요. 사실.. 더 한 명을 살릴 수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작업하면서 계속 하게 되고…”

탈북한 노인인 조광매 역할을 맡은 전흥선 학생은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살아온 경험도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고, 통일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한번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녹취: 전흥선, 조광매 역] “탈북을 앞두고 고민을 나누다가 다시 북한으로 선교를 위해서 돌아가는 조광매라는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1인 2역이었던 거라서 앞에 낭독자랑 할아버지 두 가지 역할이라 또 분장으로 가릴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거리도 가깝고 그랬는데, 최대한 그 할아버지는 실존인물이시거든요, 그래서 그 분을 떠올리면서 최대한 보신 분들이 이질감 느끼지 않게끔 하는 부분이 주의점이었죠. 탈북자 분들한테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저도 이산가족 3세대라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북한 분이시거든요. 실향민이라서 그냥 관심은 있었는데, 조금이나마 이 분들의 어떤 삶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어요.”

탈북여성 정다혜를 연기한 정은송 학생은 같은 여성으로서 정다혜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참 아팠다고 하는데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녹취: 정은송, 정다혜 역] “ 강제이혼을 당하고 강제결혼을 당한, 그리고 강철구를 만나지 못하고 끝내 북송 당해서 수용소에 들어가는, 그런 여자로서 가장 처참한 인생을 살아가는 정다혜 역할을 맡았고, 우리의 삶을 비교해 봤을 때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사람들은 모든 것을 다 남 탓, 누구 탓, 나 말고 다른 사람의 탓, 어떤 단체의 탓… 이렇게 탓으로 돌리고 있는 환경인데, 그렇게 하다 보니까 내 자신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한 어떤 감사함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북한의 실상을 보고 알아차렸을 때 우리가 정말 감사한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정말 내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우리가 매일매일 살아가는 게 기적이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연기한 학생들만큼이나 이번 작품을 본 관객들도 느낀 점이 참 많은데요.

[녹취: 관객] “ 탈북민들이 힘들다는 거는 군대도 갔다 왔고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긴 한데,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되게 저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잘 담아낸 것 같고, 아직은 통일은 먼 일이고 그들은 남일 뿐이고 이렇게 생각하는 게 되는 것 같은데, 이런 공연을 보면서 그들도 우리랑 똑 같은 사람이고, 한 사람한테 사랑 받았던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어서 그런 취지에서 너무 좋은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무심하잖아요,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마음 십 분의 일만 가져도 세상이 달라질 것 같은데, 너무 무감각하죠, 그렇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져 있는 부분에서 이런 일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굉장히 좋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북한주민 탈북을 위한 구출금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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