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뉴스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간척 사업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보기관이 일본 정부 인사들을 도청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일본이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오늘 시작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회의부터 살펴보죠. 핵심 의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태인데요. 중국이 이 곳에서 간척 사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예.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오늘 (5일) 중국이 남중국해 섬에서 땅을 매립하는 간척사업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간척사업을 일시 중단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미 중단했다. 비행기를 타고 가서 보라”고 대답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6월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의 간척 작업 중 일부를 곧 종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AFP 통신'은 동남아시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왕 부장이 고위급 안보회담에서 중국이 인공섬 건설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왕이 부장의 발언으로 남중국해를 둘러싼 이해당사국 간 갈등이 좀 완화될까요?
기자) 왕이 부장은 분명히 그런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 이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것을 의식해 서둘러 관련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나머지 당사국들은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외교장관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논의했죠?
기자) 예.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부장은 콸라룸푸르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이 해역에서 실효지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에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케리 장관은 회담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시설물 군사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 통신'은 미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케리 장관이 남중국해 분쟁의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게 중국이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왕이 부장은 이에 대해 어떤 답변을 했나요?
기자) 왕이 부장은 인공섬 건설이 중국의 주권 범위 안에 있고, 남중국해 문제는 관련국 간에 논의할 문제로 제3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왕 부장은 기자들에게는 케리 장관과의 대화가 잘 진행됐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했습니다. 왕 부장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왕이 부장]
왕 부장은 케리 장관과 “좋은 대화를 나눴고 상호 이해를 높였다”며 “남중국해 문제를 평화적 협상으로 해결하겠다는 중국의 다짐을 미국이 환영했다”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합의를 이뤘냐’는 기자의 질문에 “많은 합의를 이뤘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내일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에는 미국과 중국, 또 아세안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하는데요, 이 자리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지 않겠습니까? 아세안 회원국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서 대응 수위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 필리핀이 중국과 가장 대립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인공섬 건설 등 간척사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에 대한 중국 선박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베트남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팜 빙 밍 베트남 외무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아세안의 책임감과 선제적인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가 중국과의 경제교류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을 그 배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서도 미묘하게 의견 차이가 있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회담에서는 의장성명 최종 문안을 놓고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죠?
기자) 예. 지난해 ARF에서도 참가국들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하느라 회의 종료 나흘 뒤에야 의장성명이 발표됐었습니다. 성명 초안에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남중국해 간척 사업에 우려를 나타내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내용이 최종적으로 들어갈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 국가안보국이 일본 정부 인사를 도청했다고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주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일본이 항의했다고요.
기자) 예. 이 문제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5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요.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대화 내용을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스가 장관]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전화 회담에서 “일본인들을 상대로 도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동맹으로서 신뢰를 흔들 수 있는 것이고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조사 뒤 결과를 일본 정부에 설명해 달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도 이번 사태에 유감을 나타냈죠?
기자) 스가 장관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은 국가안보국 NSA에 의한 통신기록 수집 문제를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스가 장관은 또 이번 사건이 일본에서 큰 논란을 부르고,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에 폐를 끼친 데 대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 정부가 미-일 동맹의 신뢰를 해칠만한 일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도청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지요?
기자) 예. 스가 장관은 이번 전화통화가 도청이 사실임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사안의 성격상 답을 삼가겠다"며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소개해 주시죠.
기자) 위키리크스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문서에서 일본 정부 부처와 일본 기업, 개인 등 미 국가안보국의 감시 대상이 된 35 개 대상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문서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의 감시는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첫 집권 당시인 2006년 시작됐고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미야자와 요이치 경제산업상 등 정부 관료가 감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국가안보국이 수집한 정보들은 미국과 일본의 외교관계와 무역협상, 기후변화 전략 등에 관한 것이라고 위키리크스는 밝혔습니다. 또 이렇게 얻은 정보들은 미국과 정보 동반자 관계인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공유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위키리크스의 감청 폭로로 미국이 다른 나라와 외교 마찰을 빚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예. 위키리크스는 지난 6월에는 미국이 적어도 3 명의 프랑스 대통령을 감시했었다고 폭로해 외교적 마찰이 일었습니다. 또 2013년에는 미 국가안보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개인전화를 감청했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개막이 오늘 (5일)로 꼭 1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남미 대륙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예. 브라질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내년 8월 5일부터 8월 21일까지 하계올림픽이 열립니다. 보사노바 음악과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상, 카니발 축제로 유명한 도시죠. 말씀하신 대로 남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최초의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유럽,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만 올림픽이 열렸고요,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아직 올림픽이 열린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현재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시 페드로 파울로 사무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파울로 사무국장]
파울로 사무국장은 “365일이 남았는데 하루하루 초읽기를 하고 있다”며 “모든 준비 작업이 일정에 맞춰 이뤄지고 있고, 밀린 작업은 다시 궤도에 올랐으며, 일부 경기장들은 90에서 95% 완성됐다”며 리우 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언론에서는 현지의 올림픽 기반시설 공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예. 현재 공사 진척도는 70에서 8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올림픽 관련 시설 공사가 늦어질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리처드 파운드 IOC 위원은 “리우올림픽은 8월 5일 시작하는 데, 8월 4일 자정까지 공사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악재를 꼽아보면. 수상경기가 열리는 장소들에서 심각한 수질 오염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죠?
기자) 예.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 WHO가 리우올림픽 수상경기장의 수질에 대한 정밀조사를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또 세계보트연맹 ISAF도 올림픽 요트 경기가 열리는 과나바라 만 수질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수질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입니까?
기자) 미국 `AP통신'은 리우올림픽 수상경기장에서 채취한 물을 연구기관에 의뢰한 결과 수중 바이러스와 세균 수치가 위험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심한 설사와 구토, 호흡장애 등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리우 시에서 발생하는 하수의 70% 이상이 제대로 정수 처리되지 않은 채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양생물학자인 존 그리피스 씨는 `AP통신'에 “그 곳의 물은 처리되지 않은 하수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는 수질 오염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리우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오늘 리우데자네이루의 바하 다 치주카 해변에서 브라질 선수들과 몇몇 종목의 시범경기를 한 뒤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수질 오염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바흐 위원장] "For the Games, what is important is that we will have good conditions for.."
바흐 위원장은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질 상태를 세밀하게 점검하면 1년 뒤에는 훌륭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치안이 불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부분도 성공적인 올림픽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지요?
기자) 브라질 공공치안연구소 ISP에 따르면, 리우 시에서는 최근 수 년 간 총기 사고와 강도, 절도 사건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당국은 지난 2011년부터 빈민가에서 범죄조직 소탕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큰 성과가 없는 상황인데요. 올림픽 기간 중 강력한 치안작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무려 8만5천 명의 군과 경찰을 동원할 예정인데요, 2012년 런던올림픽 때의 치안 인력 4만2천 명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전체 올림픽 예산 가운데 치안을 위해서만 15억 헤알, 미화 4억 3천만 달러가 책정됐습니다.
진행자) 예. 마지막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매운 음식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고추 등 매운 음식을 자주 먹으면 조기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의학원과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원들로 이뤄진 국제연구팀이 30살에서 79살의 중국인 무려 48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해서 영국의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진행자) 매운 음식을 얼마나 자주 먹어야 하나요?
기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두 번 매운 음식을 먹는 사람은 한 번 미만으로 먹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10% 낮았고, 세 번에서 일곱 번 먹는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14% 낮았습니다. 다만 술을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에게서는 매운 음식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또 마른 고추 보다는 신선한 고추를 먹는 경우에 암, 심장질환, 당뇨병 사망 위험이 더 낮아졌는데요. 신선한 고추에 캡사이신, 비타민 C 등이 더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지구촌 오늘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