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가 북한 경사지 병충해 방제 사업에 15만 스위스 프랑, 미화 16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여 농업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정부가 북한 경사지에 심은 농작물과 나무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 (SDC)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7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유럽의 농업생명과학센터 (CAB International)와 북한 국토환경보호성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농업생명과학센터는 10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여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개발협력처는 농업생명과학센터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병충해 방제 기술 지원을 위해 이 기구에 15만 스위스 프랑, 미화 16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지원 대상은 스위스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경사지 농법’의 혜택을 받고 있는 2천 가구 주민 약 8천여 명과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관계자, 군 양묘장, 군 삼림관리청 관계자들 입니다.
개발협력처는 이들 주민이 황해북도와 강원도 내 200 헥타르에 달하는 경사지 지역에서 이미 경사지 농법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병충해 방제를 위한 기술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런 이유로 농업생명과학센터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사지 농법’은 언덕과 산에 나무와 농작물을 함께 심는 혼합농림업으로 북한에서는 ‘림농복합경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이 ‘경사지 농법’을 북한에 전수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도 미화 120만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개발협력처는 이번에 진행하는 병충해 방제 사업은 올해 초에 배정했던 120만 달러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업은 내년 12월까지 1년 5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스위스개발협력처는 지난 1995년부터 대북 지원을 시작했으며, 1997년에는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개설했습니다.
이후 2002년부터는 개발협력 지원을 시작했지만 스위스 의회의 요청으로 2011년 말 이후 다시 인도주의 지원으로 성격을 전환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