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식량계획 WFP의 대북 영양 지원 사업에 미화 4백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영유아와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강화식품 지원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정부가 최근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해 북한에 4백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세계식량계획 아시아 지역 사무소의 다미안 킨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킨 대변인은 15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달 말 러시아 정부로부터 이 같은 기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지원은 지난해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영양 지원 사업에 미화 3백만 달러를 기부했던 것에 비해 1백만 달러 증가한 규모입니다.
킨 대변인은 또 14일 한국 정부로부터 추가로 2백만 달러를 지원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유엔아동기금과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모자보건 관련 필수 백신과 의약품, 영양식 제공 사업에 미화 61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었습니다.
러시아와 한국 정부의 기부를 포함해 세계식량계획이 올해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총 1천6백70만 달러에 이릅니다.
러시아 정부는 4백만 달러를 기부해 올해 593만 달러 상당의 분유를 지원한 스위스 정부에 이어 두 번째 최다 지원국이 됐습니다.
러시아에 이어 호주가2백30만 달러, 한국과 캐나다가 각각 2백만 달러와1백60만 달러로 뒤를 이었습니다.
킨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개인 기부자들의 기부액 90만 달러도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1천6백70만 달러를 포함해 세계식량계획이 지난 2년 동안 모금한 금액은 총 8천2백89만 달러 (82,898,312)로 목표액1억6천7백80만 달러의49%에 불과하다고 킨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은 6월 말 종료 예정이던 대북 영양 지원사업을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하고 목표 모금액도 1억6천7백80만 달러로 조정했습니다.
킨 대변인은 북한 내 가장 취약계층인 여성과 어린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들은 대부분 비타민과 미네랄, 단백질, 지방 등 필수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가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세 미만 북한 어린이의 28%가 만성 영양실조 (발육 부진) 상태에 있고, 4%는 급성 영양실조 (체력 저하)를 겪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북한에서 중증 급성 영양실조로 치료 받은 아이들의 수가 전년에 비해 38%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 시기가 지난해 가뭄이 진행됐던 때와 일치한다며, 가뭄의 영향으로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악화됐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최근 계속된 가뭄으로 북한 전체 곡물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가을 농사 전망도 부정적이라며, 곡물 수확량이 감소할 경우 영양실조에 걸리는 어린이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함경남북도와 평안도, 강원도 등 북한 8개 도와 남포 시 등 9 개 행정구역의 어린이와 임산부 180만여 명을 대상으로 영양강화식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