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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가족계획협회 지원 중단 가결...원주민들, 세라 신부 성인 추대 반대


지난 7월 의회에서 상원의원들이 가족계획협회 예산 지원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7월 의회에서 상원의원들이 가족계획협회 예산 지원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의회 하원이 미국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 중단과 관련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 먼저 살펴보고요. 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다음주 미국 방문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인들이 즐겨 섭취하는 오메가-3 지방산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는 걸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하원에서 있었던 미국가족계획협회와 관련한 법안 표결 소식부터 보도록 하죠.

기자) 네, 하원이 18일, 금요일 오후 미국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예산 중단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41대 반대 187로 통과시켰습니다.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한 이 법안은 최근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미국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정부 예산을 1년간 지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의원들은 또 이어서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 내용을 담은 관련 법안도 표결에 부쳤는데요. 이 역시 찬성 248대 반대 177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미국가족계획협회라면 낙태를 지지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기관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전국적으로 700여 개의 진료소를 갖춰놓고 피임이나 임신중절 같은 가족관련서비스와 보건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9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비영리 보건기관이죠. 그런데 최근 낙태한 태아의 조직을 거래하는 내용과 관련된 동영상이 나오면서 지독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청문회까지 열렸는데요.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과 낙태반대론자들은 가족계획협회가 끔찍하고 야만적인 행동을 해온 게 드러났다면서 도저히 보호받을 수 없는 곳이라며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진행자)그래서 낙태를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가족계획협회에 정부 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나섰죠.

기자) 네, 현재 가족계획협회를 지원하는 정부 돈이 연간 4억5천만 달러 정도 되는데요, 이는 이 기관의 연간 예산 13억 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거라고 합니다. 이번 주 의회예산처(CBO)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요, 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해서 절약되는 돈이 10년 동안 2억3천5백만달러에 달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내년 회계 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둘러싸고 정부 폐쇄를 걱정했던 공화당 지도부로서는 이 법안 통과로 공화당 의원들을 달래는 데 좀 도움이 됐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새 회계연도 예산안이 이달 말, 그러니까 30일 자정까지는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가족계획협회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면 연방정부폐쇄까지 불사하겠다며 위협해왔죠. 그래서 존 베이너 연방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었습니다. 연방정부폐쇄를 몰고 왔다는 비난도 막고, 또 민주당에 번번히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분개하고 있는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을 달랠 방책이 필요했는데요. 하지만 법안 표결에 앞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우리의 목적은 정부 폐쇄가 아니라 가족계획협회에 정부 돈을 지원하지 않는 거라고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 법안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민주당 의원들이 상원에서 있을 표결에서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다가 백악관도 만일 넘어 온다 해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법으로 발효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한편 상원에서는 임신한 지 20주 이상 되는 경우 어떠한 낙태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다음 주에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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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입니다. 로마 가톨릭교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다음 주 화요일 (22일) 미국을 방문합니다. 지난 2013년에 교황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거라서 가톨릭 교계뿐만 아니라 일반 미국인들의 관심도 많은데요.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일정 가운데 하나인 성인 추대식을 둘러 싸고 일부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성인 추대식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성인으로 추대되는 인물에 대한 반대라고 해야 할 텐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방문 이튿날인 23일, 워싱턴 D.C.에 있는 바실리카 국립 대성당에서 미국 건국 초기, 서부 지역에 기독교를 전파한 후니페로 세라 신부의 성인 추대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최초의 성인추대식이라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하지만 일부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후손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후니페로 세라 신부는 1769년에 서부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지역에 처음 도착한 이래, 서부 지역 가톨릭 복음화에 앞장 선 인물입니다. 세라 신부는 1784년 80살로 사망할 때까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문명을 가르치고 교화에 힘썼는데요. 하지만 이 시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종교에서부터 의식주에 이르기까지 바꾸게 만들면서 아주 가혹하게 대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에게 후니페로 세라 신부는 성인 보다는 악인이라는 인식이 더 강합니다. 어떤 아메리칸 인디언은 항의의 표시로 오래 길러온 머리를 깎을 작정이라면서 그날이 자신들에게 슬픔의 날이 될 거라며 비참해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세라 신부의 추대를 다시 검토해 달라는 청원에 1만 명 가량 서명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목소리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미국 개척 당시 신의 이름으로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자행한 잘못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는데요. 하지만 세라 신부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할 만한 인물이며, 가톨릭 복음화를 위해 애쓴 성인의 표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역사학자는 세라 신부를 “캘리포니아의 콜럼버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콜럼버스라면 미국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죠. 오늘의 미국을 있게 한 사람이지만 공적과 과오가 엇갈리고, 영광과 비난을 함께 듣고 있는 인물이기도 한데요. 세라 신부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또 어떤 역사학자는 세라 신부가 완벽한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성스러웠기 때문에 성인으로 추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세라 신부가 캘리포니아 사람들에게는 특히 영웅적 인물로 오랫동안 추앙 받아왔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미국 의회 의사당 안에는 후니페로 세라 신부의 조각상도 있습니다. 미국의 주들은 자기 주를 대표하는 조각상 두 점을 이 의사당에 전시할 수 있도록 허락돼 있는데요. 캘리포니아 주 지도자들은 세라 신부를 캘리포니아의 상징적인 인물로 선정해 의사당에 조각상을 전시해놨습니다.

진행자) 교황의 성인 추대식에는 히스패닉, 중남미계 사람들이 많이 참석할 걸로 전망된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원래 이 후니페로 세라 신부가 스페인 출신 신부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교황도 이날 스페인어로 집전할 예정입니다. 이 날 추대식에는 약 2만 5천명 가량 참석할 걸로 전망됩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라 신부의 성인 추대식 다음날인 24일, 목요일에는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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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사람들이 즐겨 섭취하고 있는 오메가-3 지방산과 관련해 최근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오메가-3 지방산은 주로 생선에 많이 함유돼 있는 영양소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피시 오일’이라고 해서 연어나 고등어, 정어 같은 기름진 생선에서 짜낸 기름을 주로 캡슐 형태로 만든 건강보조제가 인기가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된 이 ‘피시 오일’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약 10%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요. 오메가-3 지방산이 특히 혈관 질환에 좋다는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까?

기자) 네, 콜레스테롤이라고 들어보셨죠? 지방 성분의 일종인데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과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오메가-3는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서 동맥 경화라든지 심장마비, 뇌졸중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런 오메가-3 지방산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고 특별한 유전자와 관계가 있는 걸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떤 특별한 유전자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이 오메가-3 지방산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게 1970년대였죠. 우리가 흔히 에스키모라고 부르는 북극에 사는 이누이트 사람들이 심장병 같은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가, 이들의 식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보건 당국이 생선을 많이 먹으라고 권장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심장병 예방에도 별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연구팀은 이누이트족에서만 발견된 독특한 유전자가 오메가-3 지방산의 신진대사를 더 잘 도와주고 있는 걸 밝혀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을 먹어도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이누이트 족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팀은 북극 그린란드에 사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 조상이 이누이트족인 사람 191명과 유럽인 60명, 중국인 44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유전자와 신진대사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는데요. 그런데 대부분의 이누이트족에게는 오메가-3 지방산이나 또 다른 지방산 같은 걸 더 잘 흡수할 수 있게 해주는 변이 유전자가 발견됐고요. 함께 실험에 참여한 중국인은 25% , 유럽인은 고작 2%에만 이런 유전자들이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오랫동안 북극에서 농사 대신 생선을 잡아먹고 수렵생활을 하면서 필요에 의해 그런 유전자가 생겨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연구팀은 또 이누이트족에서 발견된 돌연 변이 유전자 가운데 또 키와 체중과 상관 관계가 있는 유전자도 발견해냈는데요. 하지만 이런 변이 유전자들에 대해 아직은 불확실한 게 많아서 장기적인 연구를 더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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