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반환 대가로 수 천 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일 간 협상은 양국의 견해차로 1년 째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23일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조사했지만 기존의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이 공식 인정한 납북자 17명 가운데 8명 사망, 5명 송환, 4 명은 전혀 북한에 입국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 정부가 오히려 납북자 문제 보다 다른 사안들과 관련해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평양전쟁 종전을 전후해 북한에 매장된 일본인 유골들을 반환하는 대가로 미화 8천340만 달러의 경비를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매장된 일본인 유골 8천 구의 발굴과 봉환 경비로 1구 당 약 1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일본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한의 주장과 경비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납북자 문제 해결이 우선순위이며 그 진전 여부에 따라 다른 사안들도 차차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일본의 일부 대북 제재 해제를 대가로 납북자 등 북한 내 모든 일본인 현황을 재조사 하기로 합의하고 두 달 뒤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지난해 10월 이후 공식 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조사 개시 1주년을 맞은 지난 7월 이후 9월 초까지 중국 다롄에서 네 차례 비공식 접촉을 했지만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에 양국 간에 견해차가 커 협상이 계속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룬덱 프렙수렌 몽골 외교장관이 23일 일본인 납북자 사안 해법 등을 담은 몽골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북한 정부가 답변을 보내왔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프렙수렌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난 7월 평양을 방문한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특사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대해 북한이 답신을 보내왔다고 말했습니다.
몽골 대통령의 친서에는 북-일 간 납북자 협상을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갖는 제안 등 납북자 관련 제의들이 담겨 있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프렙수렌 장관은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고 확인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답신이 김 제1위원장 이름으로 왔는지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몽골은 남북한과 일본과 모두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을 이유로 여러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 의지를 밝혀 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