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표명한 데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대북정책의 전략적 변화로까지 보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Seoul Official: Xi Comments a Warning to Pyongyang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워싱턴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6자회담이 이뤄낸 9.19 공동성명과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가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모든 유관 당사국들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성취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진전시키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에서 나와 주목됩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 때보다 발언 강도가 한층 세졌다는 평가입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정상회담 당시엔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와 안정 수호를 위해 힘쓰겠다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수준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사실상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 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다분히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자신들의 기대와는 달리 시 주석이 이런 경고성 반응을 보인 데 대해 북한의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시 주석의 발언으로 중국의 대북정책이 전략적으로 변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2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미-중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요약 발표문에는 시 주석의 북핵 관련 발언은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여전히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속내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이에 대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있지만 핵과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반대 입장은 분명하다며 시 주석이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북한에 추가 도발을 자제할 것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핵 실험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만약 북한이 그런 행위를 한다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에도 동참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강조한 것은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발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10월 도발설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정상이 한 목소리를 낸 것 자체가 북한에 압박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번에 미-중 정상이 북한 문제를 깊이 있게논의하면서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응한 추가 제재 문제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