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의 반인도 범죄에 대한 책임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범죄인인도 조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루즈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6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난 23일 나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기념비적인 보고서를 제출한 지 2년이 지나도록 북한인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COI가 보고서에 명시한 반인도 범죄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지난 2년 간의 활동을 평가하고 그 같은 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이번 방문 기간 한국의 관계자들과 전환기적 정의 관련 사안들을 논의했다며, 앞으로 논의를 발전시켜 한국 상황에 맞는 절차를 마련하고 국제법에 맞게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환기적 정의란 권위주의 체제에서 벌어졌던 인권 침해와 권력 남용에 대한 단죄, 제도적 장치 마련, 진실 규명의 세 가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또 이번 방한 기간 중 개인이 북한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며,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주 북한과 범죄인인도 조약에 서명한 점에 실망을 표시하면서, 그로 인해 망명을 신청한 북한 국적자가 강제북송되는 일이 더욱 용이해질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고문을 포함한 중대한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남북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즉각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남북한 이산가족 모두에게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인권 침해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내년 1월 일본을 방문한 뒤 내년 3월 인권이사회에 특별보고관으로서 마지막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나며,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지난 2010년부터 특별보고관으로 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에도 참여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