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문가들이 북한에서 호랑이 서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현재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관련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전문가들이 북한에서 호랑이 개체 수를 조사하는 방안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 정부가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아라밀레프 ‘아무르 호랑이센터’ 연해주 지역소장은 14일 “러시아 천연자원부와 북한 대표들이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라밀레프 소장은 “북한에 호랑이가 있다면 그 수를 세는데 러시아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라멜레프 소장은 러시아와 중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무르 호랑이 즉, 시베리아 호랑이가 북한에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호랑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리 다르만 세계자연기금 WWF 아무르 지역소장은 기자들에게 북한 북부지역은 호랑이 서식을 위한 모든 조건에 부합한다며, 러시아 호랑이 암컷과 새끼 2 마리가 북한으로 이동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야생에서 전세계적으로 남은 숫자가 500 마리 정도에 불과한 세계 10대 멸종위기 동물입니다. 서식지는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 지역, 북한 등지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2013년 야생 호랑이 보호협약을 체결하고 시베리아 호랑이의 멸종을 막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의 자연보호구역을 집중 관리하고, 야생 호랑이들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한반도에 서식하는 백두산 호랑이를 시베리아 호랑이와 구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같은 종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시베리아 호랑이는 지난 1921년 경상북도에서 사살된 공식 기록을 마지막으로 현재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에서는 1915년에서 1942년 일제강점기 때 호랑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일제가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며 호랑이 100여 마리를 사살한 데 따른 것입니다.
북한은 백두산, 자강도 와갈봉, 강원도 고산군 추애산 일대의 호랑이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정하고 호랑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