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방위사업청 김시철 대변인은 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장보고-3 디젤잠수함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한국 군의 잠수함 사업단 발족이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선을 그은 겁니다.
[녹취: 김시철 대변인 / 한국 방위사업청] “현재는 장보고-3, 3천t 급 디젤잠수함 1, 2번 함이 계약이 체결돼서 개발이 진행 중임을 확인 드립니다. 그 외의 사안은 전혀 확인된 바 없고 확정된 바 없습니다.
한국 군 당국의 이 같은 입장은 원자력 잠수함 개발 계획을 완전히 부정했다기 보다 일단 현재로서는 공식 추진되는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모두 디젤 추진 방식으로 3~4일에 한 번씩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합니다. 따라서 적의 탐지망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원자력 잠수함은 원자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 달 이상 수중작전이 가능합니다.
한국의 군사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뿐이라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 자주국방네트워크] “북한이 핵 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했기 때문에 SLBM을 탐지, 추적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SLBM이 탑재된 ‘신포급’ 잠수함이 나오는 기지 앞에 한국 잠수함을 매복시켜 놓고 기다리는 겁니다. 그래서 나오면 바로 미행하다가 미사일을 발사할 것 같으면 수중에서 그냥 격침시켜 버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무한동력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밖에 없어요. 그래서 그런 매복 작전을 하는 것은 미국이나 러시아 등 원자력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나라만 할 수 있는데 한국은 그게 없죠. 따라서 한국도 북한 SLBM을 가장 효율적으로 원천 방어를 하려면 원자력 잠수함이 있어야 한다.”
한국보다 수적으로 우세한 북한의 대잠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발간한 ‘2014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 잠수함은 해상교통로 교란과 특수전부대 지원, 기뢰 부설, 수상함 공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소 김동엽 박사입니다.
[녹취: 김동엽 박사 /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소] “북한의 잠수함은 주로 소형이다 보니까 특수전을 침투한다거나 단기전에 강한 잠수함이 많죠. 그런데 최근 신형 어뢰를 발사하거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력 잠수함 자체가 단기전에 대한 수상함 공격, 기뢰 부설, 해상교통로 교란 이런 측면에 전술적 차원에서 잠수함, 잠수정이기 때문에…”
이에 앞서 한국 방위사업청은 차세대 잠수함인 3천t 급 장보고-3 개발을 위해 방위사업청장 직속의 차세대 잠수함사업단을 올해 1월 1일부로 신설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해군 준장을 단장으로 한 잠수함 전무가 등 40여 명으로 구성된 차세대 잠수함 사업단은 지난 2014년 11월 건조를 시작한 장보고-3 시리즈 9 척의 설계와 건조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보고-3 잠수함은 사거리 천 km 이상 잠대지 미사일을 바닷 속에서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 10 기를 탑재할 수 있어 적의 레이더와 위성 감시를 피할 수 있습니다.
1번 함은 2020년에, 2번과 3번 함은 2020년대 초반 전력화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