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부패가 심한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북한사회 전반에 권력 남용과 뇌물 수수 등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든 국제투명성기구 (TI)가 27일 세계 168개 나라의 국가청렴도를 조사한 `2015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CPI)를 발표했습니다.
부패인식지수는 부패 정도를 0부터 100까지 점수로 환산해 높을수록 청렴도가 우수한 나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 북한은 올해 8점에 그쳐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함께 세계 최하위를 기록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조사 대상에 오른 이후 계속 8점을 받아 5년 연속 세계 최하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청렴도는 재앙적 수준이며, 개선된 게 없다고 짤막하게 밝혔습니다.
이 기구에 따르면 부패는 고위 관리들이 권력을 남용해 사적 이익과 특권을 누려 사회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는 행위가 핵심입니다.
특히 정부의 부패를 감시하는 언론의 자유 정도, 정부가 돈을 어떻게 거두고 쓰는지 국민이 예산 정보에 투명하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 고위 관리들의 청렴도,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차별 없는 재판 등을 부패 척도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2014년 최종 보고서에서 부패가 북한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특히 관리들이 낮은 임금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이런 추세가 더 증가하고 있다는 증언들도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북한 통일전선부 출신으로 탈북해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장진성 씨는 과거 ‘VOA’에 북한에 만연된 부패는 권력층의 부패에서 나온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장진성] “권력 부패죠. 기본이. 거기에서 모든 부패가 시작되는 겁니다. 정권 자체가 부패했고 관료들도 부패했기 때문에 그 것이 쭉 이어져 말단 관리들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대북 소식통들과 탈북민들은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에 생존을 의지하면서 뇌물을 관리들에게 바치는 것이 일반화 됐다고 말합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주제 우가즈 의장은 27일 성명에서 전세계적으로 부패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지만 국민들이 권력과 뇌물의 남용을 근절하고 뒷거래를 세상에 밝히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싸울 때 부패가 척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구는 이날 언론보도문에서 남미의 과테말라, 남아시아의 스리랑카, 아프리카의 가나에서 정부의 부패에 대한 시위와 저항이 강력했다며, 이런 성과로 여러 나라에서 부패 상황이 전년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과 리비아, 터키 등은 지난 4년 간 부패 상황이 더 악화된 사례로 지목됐습니다.
한편 이번 부패인식지수에서 가장 청렴도가 높은 나라는 91점을 받은 북유럽의 덴마크가 차지했습니다. 이어 역시 북유럽 나라인 핀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뉴질랜드와 네덜란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순이었습니다.
미국은 76점으로 오스트리아와 함께 공동 16위를 차지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이 75점으로 공동 18위, 한국은 56점으로 공동 37위, 중국은 37점으로 공동 83위에 그쳤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