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이고, 평화협정 체결도 한국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논의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은 어떠한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비핵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한국과 미국은 최근 정상회담과 전화통화 등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어 나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평화협정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기존 입장에는 변한 것이 없으며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며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 핵 문제 등 북한 문제와 관련한 제반사항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언급은 북한과의 평화협정 논의에 앞서 먼저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당국자는 현재 한-미 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도 2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외교부 당국자와 같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정부는 이미 밝힌 대로 ‘비핵화 논의가 우선이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평화협정도 미-북 간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한국이 주도적으로 주체가 되어야 된다’라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한편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현지 시각으로 21일 북한이 4차 핵실험 감행에 앞서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연합뉴스'는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말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한 뒤 미국과 북한이 비공식 외교통로를 이용해 의사를 교환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제안에 대해 비핵화 협상이 우선이고 평화협정 논의는 그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고 미국과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 타진은 결국 없었던 일이 됐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반도에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동시에 병행해 추진하는 협상 방식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북한이 핵 포기를 공약한 9.19 공동성명에는 ‘직접 관련된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두 나라는 이를 근거로 평화체제 논의는 북한의 비핵화가 상당히 진전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역시 6자회담이 가동을 멈춘 상황에서 북한의 평화협정 주장에 거의 귀를 기울이지 않아 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