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대선 예비선거를 실시하는 가운데, 앞선 지지율 조사에서는 공화당 크루즈 후보와 민주당 샌더스 후보가 각각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5일) 미국인들의 관심이 중서부 위스콘신 주에 쏠려 있죠?
기자) 네, 공화당과 민주당이 오늘 위스콘신 주에서 예비선거를 치르는데요. 각 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상대 후보들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은 테드 크루즈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10% 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고요. 민주당은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근소한 차이로 샌더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먼저 공화당을 보면요. 이번 위스콘신 예비선거는 크루즈 후보에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 걸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전문가들이 말하는데요. 만약 크루즈 후보가 위스콘신 주에서 승리한다면, 트럼프 후보가 오는 7월에 열리는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는 겁니다. 반면에 크루즈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누를 수 있는 후보란 입지를 다지게 될 텐데요. 반대로 크루즈 후보가 위스콘신 주에서 패배한다면,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싸우기 힘들어진다는 거죠.
진행자) 실제로 반트럼프 세력은 위스콘신 주가 트럼프 선거운동의 기세를 꺾는 데 결정적인 곳으로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트럼프 후보 선거운동이 여러 난관에 부딪혔지 않습니까? 불법으로 낙태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취소했는가 하면, 여기자의 팔을 거세게 붙잡아 폭력 혐의로 체포된 선거운동본부장을 옹호해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최근 손상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 위스콘신 주에서 선거 운동에 열중했는데요.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새라 페일린 전 아칸소 주지사, 모델 출신인 아내 멜라니아까지 선거유세에 동참시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특히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점을 의식해서가 아닌가 싶네요.
기자) 맞습니다. 원래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낮았는데, 낙태 여성 처벌 발언이 더 불을 붙였다고 하겠습니다.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는 얼마 전에 부인들의 외모와 경력을 두고 서로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두 후보가 여러 면에서 대립하고 있지만, 한가지 문제에 대해서만은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문제입니까?
기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사퇴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위스콘신 주에서 열린 선거집회에서 케이식 후보만 빠진다면, 자동으로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루즈 후보 역시, 케이식 후보에게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크루즈 후보 측은 위스콘신 주에서 케이식 후보를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케이식 후보는 대의원 수나 지지율 면에서 다른 두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상황이죠.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오하이오 주에서만 1위를 했을 뿐인데요. 케이식 후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케이식 후보는 끝까지 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케이식 후보는 그 누구도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대의원 1천237명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이를 확보한 후보가 없으면, 중재 전당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당 지도부가 중재해서 선두주자들이 아닌 다른 후보를 타협안으로 내세울 수 있는데요. 케이식 후보는 자신이 그 대안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이 크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죠.
진행자) 이번에는 민주당 상황 볼까요?
기자) 앞서 말씀 드렸듯이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데요. 샌더스 후보는 위스콘신 주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그 기세를 몰아 다음 격전지인 뉴욕 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최근 민주당 경선이 벌어진 6개 주 가운데 5개 주에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 측은 샌더스 후보가 위스콘신 주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경선 판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따라잡으려면 앞으로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등 대의원이 많이 걸려 있는 주에서 60% 이상 득표율로 승리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작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