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지만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전혀 진지함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반면 뉴욕을 방문 중인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미국을 비난하면서 핵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이 미국과 북한 간 대화 문제에 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혔습니다.
로즈 부보좌관은 21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쿠바와는 대화하면서 북한은 왜 제외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로즈 부보좌관] "We've said we'd be open to engagement with North Korea if they..."
미국은 북한이 과거의 약속을 지키는 데 대해 진지하고, 한반도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임을 밝혀왔다는 설명입니다.
로즈 부보좌관은 그러나 북한이 지금까지 비핵화에 대해 전혀 진지함을 내비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즈 부보좌관] "North Korea, frankly, just has not indicated any degree of ..."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에 대해 어떠한 정도의 진지함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비핵화와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로즈 부보좌관은 이란과의 핵 합의는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지만 북한은 궁극적으로 그런 길을 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일 경우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앞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달 초 북한이 모든 핵 활동을 중단하고 과거의 모든 핵 활동에 대해 신고하며,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받는다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뉴욕을 방문 중인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21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 고위급회의' 연설을 통해 미-한 합동군사훈련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핵 개발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이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대화도 해 보고, 국제법에 의한 노력도 해 봤지만 모두 수포가 됐다"며 "남은 것은 오직 하나,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동원해 북한을 매도하며 제재 대상으로 정했다며, 이는 국제법과 유엔헌장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