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양과학기술대 학생들은 구글과 유튜브 등 미국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고 박찬모 명예총장이 25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한 브라질 상파울로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두 명의 재학생은 현지에서 취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박 명예총장은 “유엔의 대북 제재로 후원금이 줄어든 게 학교 운영의 애로점”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박 명예총장은 한국 포항공대의 총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박찬모 명예총장과의 인터뷰를 1, 2부로 나눠 두 차례에 걸쳐 보내 드립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이나 한국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평양과기대 학생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박찬모 총장) 실력도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우선 평양과기대 학생들에게 우리가 가장 배워야 할 것은 열심히 한다는 겁니다. 굉장히 열심히 해요. 건강을 해칠 정도로 밤을 새워가면서 열심히 하는데요.
기초과학이나 수학을 잘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따라오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교수만 좋으면 얼마든지 실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창의력도 좋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생각 못 했던, 예를 들어 제가 ‘가상현실’ 수업에서 프로젝트를 내줬는데, 한 팀이 해온 것이 힙합 댄서에 관한 것이에요. 저는 학생들이 미국에서 유행하는 힙합을 해 올 것이라고 생각을 안 했거든요. 그런 걸 보면 학생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열정이)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기자)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습니까? 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요.
박찬모 총장) 일률적으로 다 말하긴 어렵지만, 평양과기대에서 석사 과정 학생들은 졸업한 후에 일반 연구소나 대학에 교원으로 갑니다. 그리고 얼마 정도는 박사 과정을 하러 가는데요. 예를 들어서 2014년 첫 번째 졸업한 학생들 중 45명이 석사를 받았는데 그 중에 18명이 평양과기대로 다시 왔습니다. 그 중 5명은 박사과정으로 왔고, 5명은 소프트웨어 연구소의 연구자로 왔고, 8명은 평양과기대의 교원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제 밑에서 학위를 한 3명의 석사 과정 학생들은 1명은 저에게 박사 과정을 밟으러 왔고, 1명은 제가 공동연구하던 평양정보센터에 취직이 됐고, 1명은 김일성 대학에 교원으로 갔습니다.
대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학생들이 군대 관계에 가서 사이버 공격(해킹)을 한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그런 건 안 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해외로 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나요?
박찬모 총장) 지금 두 학생이 브라질 상파울로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하고 있는데요. 그 학생들은 2년 후 브라질에 있는 기업에서 활용한다는 조건으로 장학금을 줘서 데려갔습니다. 그러니까 그 학생들은 해외에 취업을 하게 될 거구요.
그 외 북한에서 취업을 해서 해외로 가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제 밑에 있던 학부 학생 하나는 제가 대학원으로 데려오려고 했지만, 취업을 하겠다고 해서 북한의 휴대전화 관계 회사에 취업을 해서 지금 말레이시아에 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얼마 전 김일성 대학교에서 연수를 했던 한 영국 학생이 건물에 들어설 때마다 김일성 동상에 절을 해야 했다고 하는데, 평양과기대에서도 그렇습니까?
박찬모 총장) 평양과기대에는 김일성 동상이 없습니다. 거기에 영생탑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다 절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기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평양과기대가 북한의 무기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박찬모 총장) 그건 전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 학교 교수 중에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 제일 많습니다. 그 분들은 모두 미국의 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미 상무부에서 나온, 어떤 것을 가르칠 수 있다, 없다는 규정을 따르고 있고, 또 대부분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서는 핵 공학 등을 전혀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기자) 평양과기대가 개교한지 6년이 지났습니다. 애로점은 없으신지요?
박찬모 총장) 애로점이라면 역시 교수를 우리가 모집하는 게 어려운데요. 예를 들어서, 한국 국적의 교수들이 못 오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에서는 얼마든지 모실 수 있는데, 5.24 조치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 안 보내기 때문에 못 와요. 그게 큰 애로점입니다.
또 하나는 요새 유엔 제재 때문에 후원금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아시다시피 정부나 북한에서 주는 돈이 아니라 후원금에 의해 운영이 되는데요. 후원금 모금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험 기기 같은 것도, 아무래도 제한이 많이 되기 때문에 마음대로 구할 수 없는 애로점이 있습니다.
기자) 제재 이전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나요?
박찬모 총장) 있죠. 후원금에는 특히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기기나 장비 같은 건 어떻게 조달하고 있습니까?
박찬모 총장) 장비 같은 건 주로 중국에서 사오는데요. 미국의 상무부에서 제약하는 건 우리가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아주 고급 기기는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기자) 학생들의 외부 세계로의 접근 환경은 어떻습니까? 이를 테면 인터넷 사용은 어떤가요?
박찬모 총장) 평양과기대는 유일하게 북한에서 대학원생이나 북한 교수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허가 받은 대학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듯이 와이파이와 같은 무선인터넷이 있는 게 아니라 30대의 컴퓨터를 랜에 연결해서 한 방에서만 인터넷에 접속하게 됩니다. 그러나 구글이라던지, 유튜브나 위키피디아, 미국의 여러 대학 전자도서관에 연결해서 학생들이 연구하는데 필요한 자료는 대개는 구할 수 있습니다.
기자) 학생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목적은 주로 어떻게 됩니까?
박찬모 총장) 목적은 주로 공부와 연구입니다. 그것 외에는 사용하기가 어려워요. 왜 그러냐 하면, 우리 대학의 인터넷 아이피 (IP)주소 한 대를 놓고 외국인 교수와 대학원생 모두가 쓰려니 다른 걸 할 수 있는 여유가 되질 않습니다.
기자) 혹시라도 접근이 불가능한 웹사이트에 접속을 했다가 문제가 생긴 경우가 있었나요?
박찬모 총장) 한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접속이 블록(막힌)된 웹사이트는 있죠. 남한에도 있고, 미국에도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런 곳에 접속할 수도 없고, 북한 학생들이 접속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기자) 주변 다른 학교의 인터넷 사정은 어떻습니까?
박찬모 총장) 지금 김일성 대학과 김책공대에서는 대학원생들에게 쓰게 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건 거기 사람들에게도 얘기를 들었고, 그쪽과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언제 시행될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기자) 평양과기대는 그런 학교들보다 먼저 인터넷이 허용된 곳이군요?
박찬모 총장) 그렇죠. 우리는 2010년에 학생들이 들어오면서부터 썼으니까요. 처음에는 대학원 학생만 쓰게 하다가, 우리 학부 학생들이 졸업논문을 쓰려니까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진정을 해가지고, 졸업반이 된 후 졸업논문 쓰기 2개월 전부터 학부생들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기자) 학생들이 이메일도 사용을 하나요?
박찬모 총장) 학생들이 인트라넷에서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개개인의 인터넷용 이메일 주소는 없습니다. 평양과기대의 북한 학생이나 교수가 쓰는 이메일 주소가 쥐메일(G-MAIL) 하나인데요. 급할 때, 제가 미국에 있을 때 그 이메일을 통해 제게 메일을 보냅니다. 기본적으로는 (이메일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다 공개되고, 꼭 필요한 게 아니면 하기가 어렵죠.
기자) 재학생이나 교직원 모두가 그 이메일 계정 하나만을 이용하는 건가요?
박찬모 총장) 그렇죠. 근데 그건 우리 학교뿐 아닙니다. 옛날부터 제가 북한에서 명함을 받아보면 이메일 주소가 다 똑같거든요. 어떻게 똑같냐면 다 한 센터로 가서 개인에게 분류가 된다고 하더군요. 이메일은 쥐메일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지금 평양과기대에서 북한 사람이 쓰고 있는 이메일은 쥐메일 하나입니다.
기자) 앞서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떠난다고 하셨는데요. 몇 명이, 주로 어떤 국가들을 가는지 정리를 해 주시겠습니까?
박찬모 총장) 네. 20명이 영국 또는 스위스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거나 연수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대학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 그리고 스위스의 취리히 응용과학대학, 또 금융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석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현재 가 있는 학생들은 10명인데요. 웁살라 대학에 5명을 비롯해 중국 농학과학연구원에서 연수를 받는 학생과, 브라질의 상파울로 대학에 학생들이 있습니다.
기자) 이런 해외 연수와 같은 국제화를 통해 평양과기대가 기대하거나 추구하는 건 무엇일까요?
박찬모 총장) 글쎄요. 우리는 개혁개방이라는 말을 쓰는데, 북한에서 굉장히 싫어하는 말이거든요. 그러나 국제화라는 말은 그렇게 싫어하지 않습니다. 김일성 대학의 전자도서관에 가면 김정일 장군님 말이 ‘발은 자기 땅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 (이런 말을 볼 수 있는데) 이게 국제화나 마찬가지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학생들을 국제화시켜서 그 학생들이 앞날에 북한의 지도자가 될 테니까, 북한을 국제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미국에서의 연수도 가능할까요?
박찬모 총장) 미국에서 연수는 가능합니다. 유학은 국무부에서 학생비자를 안 주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그 예로 시라큐스 대학교에 김책공대 연구원들이 길게는 한달 씩, 다섯 번 이상 왔었습니다. 그래서 평양과기대도 2014년에 20명을 미국에 연수를 보내려고 노력했는데 그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서 못했는데, 요즘에는 제재 때문에 누가 받으려고 안 할 것 같습니다.
기자)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어떻습니까?
박찬모 총장) 학생들이 학부에서는 1년 동안 영어만 합니다. 대학원생은 6개월 동안 영어만 배우고요. 영어라는 게 일반적인 상식적인 게 아니라 전공과목을 듣기 위한 기술적인 영어입니다. 굉장히 열심히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학생들이 유럽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선 ‘IELTS’라는 영어시험을 보는데요. 보통 16명이 한 번에 보는데 그 동안은 12명이 통과를 해 왔는데, 한 번은 16명이 전부 통과를 했어요. 시험관들이 놀랄 정도로요. 물론 우리 선생들도 열심히 가르치지만 학생들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영어는 굉장히 잘해요.
지금까지 평양과기대 박찬모 명예총장으로부터 북한 평양과학기술대학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내일은 박찬모 명예총장 인터뷰 2부를 보내 드립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