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위층들이 자유롭게 인터넷 접속을 하는 것 같다고 평양과학기술대 박찬모 명예총장이 25일 VOA와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 박 총장은 “북한 학생들의 수학과 기초과학 수준이 높아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포항공대의 총장을 역임한 박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2010년 남북이 공동으로 투자해 문을 연 북한의 첫 민간 대학으로 정보통신공학부와 농생명공학부, 산업경영학부 등이 개설돼 있습니다. 곧 의과대학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현재 평양과기대에는 학부와 대학원에 각각 430명과 100여명의 북한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박찬모 명예총장과의 인터뷰 2부를 보내 드립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입니다.
[영문 기사 보기] Sanctions Hobble Western-Funded Pyongyang University
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5년차를 맞고 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시대와 비교해 과학기술과 관련해 변화가 있는지요?
박찬모 총장) 사실은 아버지 시대부터 과학기술에 대한 것은 굉장히 강조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2000년 9월에 김책공대에 처음으로 갔을 때 제일 먼저 본 것이 교문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인데요. 거기에 ‘과학중시 사상을 빛나게 실현하자’ 그런 게 써 있었습니다. 물론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과학기술을 특별히 중요시하고, 특히 원격교육 같은 지방사람을 위한 정책을 수립했습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자의 복지를 위해서 은하 과학거리라던지, 평양의 미래과학자 거리를 건설해 과학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그리고 과학기술 전당을 건립해서 금년 1월1일에 개관을 했는데요. 거기는 북한의 성인과 아동 모두에게 과학기술의 습득과 활용을 장려하기 위한 곳인데, 잘 만들어진 관입니다. 저도 4월에 가 봤는데요. 여러 가지로 많은 공을 들였더군요.
기자) 북한의 과학기술을 미국 또는 한국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박찬모 총장)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범위가 넓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미국과 한국과 비교할 순 없지만, 제 전공분야인 컴퓨터 사이언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전혀 선진국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이 기초 과학, 특히 수학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여서 실력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좋은 알고리즘을 개발한다거나,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다든지.. 그런 것은 선진국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첨단기술 장치를 쓰는 그러한 과학기술 분야는 아무래도 (장비를) 구하기도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어렵기 때문에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의 과학수준을 100으로 한다면 (북한의 과학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을까요?
박찬모 총장)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고 그 분야가 달라서 어렵겠지만, 소프트웨어 분야는 제가 볼 때는 미국을 100으로 볼 때 한 80까지는 오지 않았나.. 또는 어떤 분야는 미국과 거의 동등한 100에 가까운 분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드웨어는 아무래도 그 사람들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 걸 보면 어떤 분야는 많이 발달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일반적으로 저희 평양과기대를 놓고 보면 장치 같은 게 훨씬 열악하기 때문에 미국 과학기술과 비교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자) 아무래도 평양 과학기술대학교의 명예총장으로 재직하시다 보니 평양을 자주 방문하실 텐데요. 예전과 비교했을 때 정보기술(IT)이라던지, 과학 분야에 피부로 느낄만한 변화가 있나요?
박찬모 총장) 네. 저는 2000년 9월부터 평양에 가기 시작했는데요. 그 때는 우리가 정말 들어가려면 우리가 가져갔던 휴대전화를 공항에 맡기고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외국인들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그걸로 인터넷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달라졌구요. 그 다음에 현금카드, 또는 직불카드라고 해서 캐쉬 카드를 저희들에게 쓰게 합니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 예전엔 거스름돈이 없으면 껌도 주고, 우표도 주고 했는데, 그것이 아무 문제 없이 카드로 정산이 됩니다. 그리고 다른 면의 변화를 보면, 처음에는 외국인들의 행동에 굉장히 제약을 받았어요. 예를 들어서 사진을 찍는다든지, 동영상을 찍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는데 요새는 지하철에서도 사진이나 동영상까지 그대로 찍게 하고, 굉장히 옛날보다 완화가 됐다고 보고요. 일반 주민들을 접촉하는 것도 물론 우리가 안내자와 같이 다니지만, 옛날에는 안내자한테 꼭 물어보고 했는데 요즘에는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서 금강산에 가니까 북한 여성들이 단체로 와서 우리와 같이 사진도 찍자고 하고, 아주 상당히 옛날보다 좋아졌습니다.
기자) 평양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혹시 스마트폰으로도 이용이 가능한가요?
박찬모 총장) 그렇죠. 북한에서 쓰는 휴대전화는 북한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서로 통화는 못 하게 돼 있습니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전화는 외국 사람이나, 외국과는 가능해도, 북한 사람과는 안 되고, 북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전화는 북한에 있는 외국인한테도 전화를 못 걸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기종은 다 스마트폰, 비싸서 그렇지 살려면 사서 쓸 수 있는 거죠. 외국인들은 대게 3G를 쓰지만 어떤 사람은 4G 전화기를 가지고 있어요.
기자)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도 인터넷이나 외부로도 연결이 가능한가요?
박찬모 총장) 그 사람들은 인트라넷을 쓰기 때문에, 인트라넷에는 연결이 되지만, 우리가 말하는 외부의 인터넷에는 연결이 안 되죠. 물론 외국사람들은 그렇게 (인터넷에) 연결을 해서 쓰지만요.
기자) 그렇다면 통신회사가 서로 다른 건가요?
박찬모 총장) 제가 알기로는 외국사람들은 이집트 오라스콤 하고 합작한 고려링크를 쓰는데, 그건 국내 사람도 종종 쓰고 있답니다. 그런데 강성 네트워크라는 건 국내 사람만 쓰지, 외국인들은 쓸 수가 없어요.
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애플 컴퓨터를 쓰는 모습이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지도자들이 인터넷 접속을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좀 아시는지요?
박찬모 총장) 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옛날에 김정일 위원장은 컴퓨터를 하루에 2~3시간 서핑한다는 말은 들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도 컴퓨터를 쓰는 건 알고 있지만, 애플을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는 인구가 얼마나 될까요? 한 1천명은 될까요?
글쎄요. 그건 (웃음) 저는 대답을 못하겠는데요. 자유롭게 쓰는 인구는 우리 학교 학생이 100명 정도 되니까, 그 학생들이 (인터넷을) 쓴다고 볼 수 있고요. 그 다음 북한 교수들이 20~30명 (씁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고위층 사람들은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기자) 고위층은 자유롭게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박찬모 총장) 네. 역시 북한에서도 세계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인터넷에 들어가면 그걸 알 수 있다는 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요. 그리고 노동신문을 보면 한국 어느 신문에서 어떻게 (보도)했다는 게 다 나오거든요. 이걸 한국 신문사에서 보내줬겠습니까? 인터넷에서 들어가서 봤겠죠. 그런 걸 보면 이 사람들도 지정된 사람들은 인터넷에 엑세스가 있어서 그 소식을 받아들인다고 보는 거죠.
기자) 앞으로 인터넷 사용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십니까?
박찬모 총장) 저는 늘어날 걸로 봅니다. 더군다나 김일성 대학이나 김책 공대에서 대학원생들에게 인터넷을 쓰게 되면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외국에 사람들을 많이 보내지 않습니까? 외화벌이로. IT분야도 중국에 한 때 2천명이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3천명이 된다고 그러는데요. 그 사람들은 중국에 가면 인터넷을 쓰니까요. 그리고 이메일 주소도 개개인이 없다고 그랬는데, 우리 학생들은 유학을 가면 그 대학에서 주는 이메일 주소가 다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이메일을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죠.
기자) 끝으로 총장님의 개인적인 바람이나 소망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박찬모 총장) 저는 여태껏 활동했듯 남북이 평화롭게.. 저는 6.25때 하도 고생을 하고, 중공군 밑에서 사흘씩 굶어 보기도 하고 그래가지고요. 전쟁이라는 것은 정말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북이 평화공존을 하고, 같이 발전을 하는 희망하고 있고요. 저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기독교적인 사랑을 우리 동족들에게 보여서 이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게 제 포부입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찬모 총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