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원 규모는 미화로 4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 소식,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로 고통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27일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기존 지원책과 피해 상황을 다시 검토한 뒤 한화로 5천2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피해 기업에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돈은 미화로 약 4억4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한국 정부에 신고한 피해액은 약 7억9천만 달러에 달하며 회계기관이 계산한 피해액은 6억5천만 달러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연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이유로 지난 2월 개성공단의 문을 닫았습니다.
문을 닫을 당시 124개 남한 기업이 입주했던 개성공단에서는 5만4천 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들이 주로 의류나 주방용품 같은 노동집약적 제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지난 2004년에 문을 연 개성공단은 북한의 주요한 외화획득원 가운데 하나였고, 남북협력의 상징이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27일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보험에 든 기업들에는 땅이나 공장, 그리고 설비 같은 고정자산에 대한 피해보상으로 최고 600만 달러가 지급됩니다. 반면 보험에 들지 않은 기업들은 이 액수의 절반만 받습니다.
한편 원자재나 완성품 같은 유동자산과 관련해서는 기존 보험상품이 보장한 93만 달러를 초과해 정부가 최대 180만 달러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개성공단에 일하던 한국 측 직원에게도 공단 폐쇄에 따른 물적·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근로자 월 평균임금 약 2천4백 달러의 6개월분을 지급하고, 현재 안정적으로 고용된 근로자에게는 1개월분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27일 지원대책을 발표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정부가 보험금과 별도로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석준 한국 국무조정실장] “경협보험 지급금과는 별도로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세워서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을 상대로 자금을 새로 빌려주거나 원래 있던 빚의 상환을 미뤄주었습니다. 그밖에 피해기업들에 대체공장 확보를 지원하고 세금납부를 연기해 주는 등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지원대책을 발표해 시행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