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에서 대표적인 친북 국가로 알려진 우간다가 북한과의 안보, 군사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외교적 활로를 찾고 있는 아프리카 나라들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간다를 첫 국빈방문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9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이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우간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북한과의 안보와 군사, 경찰 분야의 협력 중단을 포함한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지시한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이 우방인 중국이나 러시아 등으로부터도 고립된 행동을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우간다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9항은 회원국들에 북한으로부터 군사 또는 준군사 조직과 경찰 훈련을 위한 훈련관과 자문관 초청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대북 협력 중단 선언은 우간다가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가라는 점에서 외교적 파장이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우간다가 북한과의 군사협력보다는 한국과의 실질 협력에 보다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우간다는 국방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군사교육과 방위산업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우간다는 한국 측의 투자 증대를 통한 경제협력 확대를 적극 모색하는 한편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가진 정신개혁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속적 협력을 기대했습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입니다.
[녹취: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친북적 성향을 보여 온 우간다 측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여타 아프리카 주요 국가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견인해 나가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적으로 비동맹 전통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는 대체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을 세 차례나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고 양국은 이런 지도자간 친분을 바탕으로 군사협력협정을 체결하고 무기류 무역과 인적 교류를 계속해왔습니다.
지난 2014년 10월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우간다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그러나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 정상회담을 포함해 세 차례나 회담을 갖는 등 외교적 비중을 한국 쪽에 더 두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국제 제재에 또 다른 활로를 찾는 게 아프리카와 중남미인데 아프리카에 그동안 소화기 및 미사일 관련 수출을 많이 해왔고 그것들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들이었는데 그것들이 하나씩 막히는 분위기인데요, 그래서 북한으로선 실질적으로 자금줄이 끊긴다는 차원에서 타격이 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한-우간다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샤반 반타리자 우간다 정부 부대변인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는 `AFP 통신'의 보도로 한 때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샘 쿠테사 우간다 외교장관이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간다가 유엔 제재에 따라 북한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공식 언급해 사실상 `AFP 보도'를 반박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구연 박사는 우간다가 외교적 필요로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반대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과의 교류 활성화 여부에 따라 우간다의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정구연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우간다는 얼마만큼 한국과의 교류가 활성화되느냐, (박 대통령이) 인적 교류도 말씀하셨고 개발협력과 자금 지원도 말씀하셨는데, 그게 얼마나 지속가능하느냐에 따라서 우간다 정부에 (대북 제재 참여의)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간다 정부가 북한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준 우발적인 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