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 간 북한 선박이 해외 항구에서 안전 결함 판정을 받은 비율이 100%에 달했습니다. 단 한 척도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에 따른 정선 조치 비율도 다른 나라 선박에 비해 높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1월부터 6월 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적 선박은 모두 129 척. 이 중 검사를 통과한 선박은 단 1 척도 없었습니다.
‘VOA’가 아태 지역 선박을 관리·감시하는 기구인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 (도쿄 MOU)의 선박 안전검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북한 선박의 결함 발견률은 100%였습니다.
북한 선박들은 주로 항해안전장치와 비상시스템 결함을 비롯해 서류미구비, 환경오염장치 미비 등의 이유로 이 같은 판정을 받았습니다.
북한 선박을 점검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두 곳으로, 129 척 중 90 척은 르자오와 얀타이 등 중국 항구, 나머지 39 척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항구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북한 외에 아프리카 토고와 오세아니아 마이크로네시아의 선박들도 100% 결함 발견률을 기록했습니다.
북한 선박들은 결함 비율이 높았던 만큼 개선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운항을 금지하는 정선 조치 비율도 높았습니다.
지난 1월12일 민해 호가 중국 르자오 항에서 총 16 건의 안전 결함을 지적 받아 정선 조치를 받은 이후, 라남 2 호와 손봉 1 호, 새날 3 호 등 모두 10 척의 발이 묶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선 조치가 내려진 곳은 모두 중국 항구였습니다.
북한 선박 내 결함 발견과 정선 비율이 높은 건 북한 선박의 노후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정선 조치를 받은 선박 10 척 중 동산 2 호와 남포 9 호를 제외한 8 척이 건조된 지 20 년이 넘었습니다. 특히 연식이 가장 오래된 손봉 1 호는 1982년 건조돼 올해로 34년 째 운항이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래된 선박을 운용하다 보니 각종 안전장치에 결함이 발견되고, 또 선박 내 시설의 유지와 보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겁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 선박들은 대부분 2000년대에 건조돼 결함 발견률이 적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총 40 척의 선박이 검사를 받았지만, 운항정지 조치를 받은 배가 단 한 척도 없었고, 한국은 957 척 중 8 척, 일본은 136 척 중 2 척 뿐이었습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는 선박의 안전과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국제협력기구입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와 캐나다와 호주, 러시아, 칠레를 포함한 태평양 주변국 등 모두 20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고, 북한 등 5개 나라는 옵서버로 등록돼 있습니다.
회원국들은 자국 항구에 입항하는 선박의 약 70%에 대해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에도 안전검사를 받은 선박 294 척 중 293 척이 통과하지 못해, 결함 발견률 99.6%를 기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