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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한연합훈련 이틀만에 SLBM 발사..."무력 시위, 체제 결속 겨냥"


2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이 날 새벽 북한이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시험발사한 소식이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이 날 새벽 북한이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시험발사한 소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감행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시험발사는 대외적으로 무력시위를, 대내적으론 체제 결속을 동시에 겨냥한 도발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연습에 대한 맞대응으로,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기사 보기: Experts Speculate on North Korea’s Motive for Ballistic Missile Test]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시작된 지 사흘째 시험발사했다는 점에서 맞대응을 염두에 둔 도발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THAAD)를 배치키로 한 미-한 두 나라의 결정에 대한 무력 시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에 여기에 맞대응 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동시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제적 균열, 그로 인한 대북 압박 균열이 일정하게 나타나는 현 국면에서 그런 균열 구조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그런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5월 전략잠수함에서 탄도시마일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 조선중앙TV는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5월 전략잠수함에서 탄도시마일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 조선중앙TV는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전했다.

SLBM이 사드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사회 내부의 분열을 키우려는 북한 측의 전술적인 의도 또한 담겨 있다는 관측입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대한민국과 관련해서 봤을 때는 결국 사드로 막을 수 없는 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으로 해서 ‘사드 무용론’을 불러일으켜서 남남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과정으로도 볼 수 있겠죠.”

고위 외교관의 한국 망명 등으로 틈이 벌어진 북한사회 내부의 결속을 다지려는 조치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전 공사가 최근 한국에 망명했고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북한 내부의 심각한 균열 조짐과 체제 동요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체제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자긍심을 불어넣기 위해 미국이나 한국에 맞설 수 있다는 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지상 발사 미사일과 함께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북한이 얘기하는 핵 억제력 강화의 핵심적인 수단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으로 미국 또는 남한에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의미가 크다고 보면 체제 결속과 김정은에 대한 지지를 높이는 그런 효과를 (의도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쏜 SLBM이 500킬로미터가 넘게 날아감으로써 북한의 SLBM 개발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통상 SLBM은 지상사출과 수중사출, 비행시험, 그리고 유도장치를 부착해 목표를 타격하는 네 단계의 개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번 시험발사 결과는 3단계인 비행시험에서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북한의 SLBM 개발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 이맘 때 이전에 SLBM 그 자체는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문제는 핵탄두 미사일일 것이냐는, 핵탄두 개발 기술과 겹치기 때문에 또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사거리 500킬로미터면 사실상 한국 전역을 타격권에 둘 수 있다며, 다만 실전배치를 하려면 2천t급 이상의 잠수함들을 여러 척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문 소장은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지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기간 중 추가 도발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번에 UFG 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이렇게 했지만 이것이 자기들이 원하는 목표에 충분치 않다고 생각되면 다른 형태의 도발도 할 수 있는 거죠. 추가 미사일 발사라든지 또는 사이버 테러나 기타 군사 도발이나 아니면 5차 핵실험도 할 수 있는 준비는 갖추고 있는 것 아닙니까.”

북한이 SLBM을 시험발사한 것은 이번이 4번째입니다. 지난해 11월 첫 시험 때는 수면 밖으로 솟구치지도 못했고 지난 4월 두 번째 시험에선 수심 10여m에 있던 잠수함에서 발사된 SLBM이 물 밖으로 솟아올라 약 30킬로미터를 비행했습니다.

또 지난 7월 발사 땐 SLBM이 물 밖으로 솟아올라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10여킬로미터 고도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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