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북한이 어제 (5일) 발사한 3발의 탄도미사일은 탄두가 개량된 노동미사일로 추정했습니다. 탄두가 개량된 노동미사일이 식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탄도미사일 사진을 분석한 결과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5일 발사된 개량형 미사일이 그간 북한이 발사했던 노동미사일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천km를 비행했다는 겁니다.
한국 군 당국은 탄두 형태가 스커드 미사일과 유사하지만 비행궤적이 노동미사일과 일치해 노동미사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전하규 대령의 6일 국방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전하규 대령 / 한국 합참 공보실장] “노동미사일의 탄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고각이나 비행궤적을 가지고 저희가 판단한 내용입니다.”
전하규 대령은 개량형 노동미사일의 성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탄두가 개량된 노동미사일이 식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에 앞서 6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며 관련 사진 9장을 게재했습니다.
사진 속 탄도미사일을 보면 탄두가 전체적으로 원뿔 형태의 스커드 미사일과 비슷하지만 추진체와 접합 부분에서 움푹 패인 모습이 식별됐습니다. 북한이 지난 7월 21일 공개한 노동미사일의 탄두 모양과는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개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북한이 사진을 통해 미사일의 성능 개량 사실을 공개했고 실제 개량된 노동미사일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성걸 박사도 북한 노동미사일의 개량형이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탄두 모양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성걸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노동 개량형이 있다는 이야기는 과거부터 들었습니다. 탄두 모양이 바뀌었다는 거죠. 폭약이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영어로 ‘워헤드’요. 그 부분이 과거에는 스커드처럼 삼각형 원뿔형 구조였거든요. 그 뒤로 탄두 모양이 바뀌어진 형태가 나왔습니다. 그게 개량형이라는 거죠.”
반면 이 탄도미사일이 노동미사일의 개량형이 아닌 스커드-ER의 개량형일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만 봤을 때 노동미사일의 개량형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사일이 천km 가량 비행한다면 노동미사일이든 스커드 미사일이든 비행궤적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탄두를 개량한 노동일 가능성도 있지만 사거리를 연장한 스커드의 개량형인 ER인 가능성도 있다, 저는 이게 논리거든요. 비행궤적으로만 보기에는 좀 부족하다는 거죠. 천km를 날아가면 그게 노동미사일이든 스커드 미사일이든 궤적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요.”
김동엽 교수는 아울러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미사일의 굵기나 크기를 봐도 노동미사일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탄두 뿐아니라 전체적으로 날렵해 보이는 것은 물론 길이도 노동 미사일 보다는 조금 짧고 일반 스커드 미사일 보다는 길다며 그런 면에서 스커드-ER에 가까워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합참 관계자는 북한 `노동신문'에 2발의 탄도미사일만 비행하는 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2발이 거의 동시에 발사된 다음 1발이 추가 발사돼 사진에는 미사일 2발의 비행모습만 찍힌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6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성능 개량된 탄도로켓의 비행 안전성과 신뢰성을 재검열했다며 미사일의 성능 개량을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