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러시아 외교 수장들이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대응 방안 등을 협의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실험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13일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 협의를 가졌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윤 장관과 왕이 부장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필요한 대응을 지지하는 입장이란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관련국들이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최근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에 반대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한국 정부가 중국의 우려를 존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두 장관이 북한의 핵실험이 위험한 행동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란 점에 양국이 모두 우려를 표명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협상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관련 회담의 재개와 동북아시아에서 군사 활동의 증가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무부는 밝혔습니다.
이번 전화 협의는 한국이 북한의 전통 우방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추가적 대북 제재 조치를 담은 새 결의안의 신속한 채택을 요청하기 위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의 새 결의안 채택에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전화통화에서 두 나라가 사드 반대를 비롯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으로 미뤄,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 한국의 군사 활동 자제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목소리가 협상의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왕이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윤 장관과의 대화에 앞서 12일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정치적, 외교적 해결에 관한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두 장관이 북한의 행동을 비난했지만, 모든 관련국이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